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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산업계 "수출 어떡해"..車·철강 '비상'

  • 2016.11.09(수) 16:47

FTA 재협상 거론 등 보호무역 강화 전망
자국산업 육성 등 지원 강화시 국내산업 영향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 주력기업들의 수출전선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줄곧 '미국 국익 최우선(America First)'을 강조해온 만큼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트럼프가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재협상을 거론했다는 점은 현재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또 트럼프의 자국산업 우선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주력산업들도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 보호무역주의 강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산업 관련 정책은 철저히 '미국 우선'에 맞춰져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국산업의 해외이탈을 막는 등 미국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이 적지 않은 호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를 모두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 협정이 결과적으로 미국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는 유세과정에서 포드가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한 사례, 애플이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사례 등을 거론하며 비판한 바 있다. 중국이나 멕시코 등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등의 조치도 취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극단적인 공약들이 미국 의회의 지지까지 얻어내며 구체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집권시 미국의 통상정책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수출을 포함한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미 FTA 철회나 재협상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더라도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와 같은 무역제한 조치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만일 한미 FTA 재협상이 벌어지는 상황까지 전개된다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FTA 재협상으로 양허정지가 이뤄질 경우 5년간 총수출손실이 269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중 절반 가량이 자동차산업에서 생길 것이란 예상이다.

 

◇ 자동차·철강 등 주력수출 '타격'

 

실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산업으로 가장 먼저 자동차가 꼽히고 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전통적인 에너지 선호를 내세운 만큼 미국 산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전통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보호무역과 지원이 강화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내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고는 있지만 미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휴대폰이나 가전, 철강 등 수출 주력제품들도 걱정되는 분야다. 트럼프가 '미국 국익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국산 제품 이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규정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될 경우 미국 시장에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에너지 선호 정책으로 신재생 에너지 부문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태양광 지원 정책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다. 자국에 매장된 석유 개발을 주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비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대폭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자동차 업체들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친환경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선 저유가 장기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대신 화석연료 개발량을 늘려 에너지 독립을 주장해온 만큼 결국 원유 공급량이 늘고,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내 공정무역에 관한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미국 국내산업 보호와 한국에 대한 시장개방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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