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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톡톡] 마포갈매기, 세계로 날다

  • 2016.11.11(금) 17:49

2008년 벼랑끝 선택한 고깃집, 해외 7개국 진출

▲신마포갈매기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회사 '디딤'의 이범택 대표.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일어났고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범택(43) 디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감회를 남겼다.

디딤은 고깃집 프랜차이즈인 '신마포갈매기'를 운영하는 회사다. 2008년 7월 인천시 연수구에 1호점을 낸 뒤 4년만에 전국에 4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두며 승승장구했다. 삼겹살과 돼지갈비를 주력으로 하는 여느 고깃집과 달리 갈매기살이라는 특수부위를 내세워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금은 사람들의 입맛이 바뀌면서 계약종료와 함께 폐점하는 가맹점이 늘고 있지만 디딤은 이를 대신해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한류에 호감을 느낀 세계인들이 한국의 맛을 찾을 것으로 보고, 중국·태국·인도네시아·홍콩 등 7개국에 진출해 30여개 매장을 냈다.

이 대표가 라스베이거스로 향한 것도 이곳에 직영점을 열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식당창업 절차를 통과하느라 무려 18개월이 걸렸지만 그의 성취감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뜻깊고 행복한 날이면서도 감사한 날이기도 하다"고 했다.

사실 신마포갈매기는 그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 붙잡은 마지막 동아줄과 다름없었다.

이 대표의 음식장사는 1994년 실내포장마차에서 시작됐다. 20대 초반에 시작한 사업인데 주방장이 몇개월만에 그만두면서 손님이 끊겨 장사를 접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여러 식당을 돌며 처음부터 주방일을 다시 익힌 그는 스물일곱살에 인천에 대나무를 활용한 음식전문점(대나무집)을 열어 대박을 냈다. 예약하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에 취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나무집을 발판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탓에 서서히 빚이 쌓였다. 그는 "직원 월급을 주느라 잘되던 매장을 팔아야 했고 사는 집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담보로 내놓고 자금을 빌렸다"고 했다. 이 때가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전국이 들썩였던 2008년이다.

 

그는 마지막 남은 인천 연수구의 쇠고기 구이집을 돼지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신마포갈매기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져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미국 최대의 소비자 리뷰 사이트인 '옐프(Yelp)'에는 신마포갈매기 라스베이거스점에 대한 264명의 평가결과가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207명이 별 5개 만점을 줬다. 앞서 디딤이 지난해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연 매장은 5점 만점에 4.5점을 받고 있다.

인생의 정점에서 바닥까지 추락하고, 화려하게 재기한 그에게 가장 소중한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이 대표는 "내게 어려움을 준 것은 자만과 욕심이었고, 희망을 바라보게 한 것은 제 가족들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4명의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한편 디딤은 이날(11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세노파티라는 지역에 인도네시아 3호점을 열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맛집, 카페 등이 모여있는 곳이다. 디딤측은 "세계시장에 진출해 한국의 고기문화를 알리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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