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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2000선에서 옆걸음..외국인 약발 떨어졌나

  • 2013.09.24(화) 10:36

외국인 매수 기조 이어질 전망..영향력은 둔화 조짐
개인·기관 매물벽 두터워..수급 주도세력 변할 수도

추석 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오늘(24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20일째이며 기간(8월23일 이후)으로 보면 한 달 내내 진행형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추동력은 예전같지 않다. 전날(23일) 코스피 증시는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24일 역시 부진하며 외국인 매수 영향력은 한층 둔화된 모습이다. 외국인 매수 약발이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외국인 스스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일까?

 

◇ 9.5조 산 외국인, 아직 배고프다

 

외국인 매수만큼은 생각보다 더 진득하게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난 7월 이후 전날까지 사들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9조5000억원에 달한다. 20거래일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순매수 기간도 한달째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매수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많다. KB투자증권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이 5조원 가량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03년 이후 한국 관련 4대 펀드들의 매수동향을 분석한 결과 15조원까지 매수가 가능한데 현재까지 9조원 이상을 매수했고 역사적인 평균 비중을 따져볼 때 5조원은 더 매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증권도 최근 외국인의 자금이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바뀐 점에 주목하며 "투자시기가 장기적인 것으로 보이며 패시브 자금 유입은 외국인 수급 안정성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동양증권

 

◇ 상승탄력 둔화..매물벽에 고점돌파 좌절

 

문제는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에도 시장이 예전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려했던 대로 기관과 개인의 매도세가 거세기 때문. 외국인이 10조원 가까이를 사들이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조5000억원과 2조3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들의 매물을 모조리 받아낸 셈이 된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후 펀드 환매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2007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은 2000포인트 직전보다 2000~2050포인트 구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13~2057포인트 수준의 저항대에 도달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부담이 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에도 단기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이들의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면 지수가 하락세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외국인 영향력 줄 수도..수급 키(key) 변화 주목

 

따라서 외국인의 한국 시장 지배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해도 상승탄력이 커지지 못하면 외국인 역시 자세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져도 공격적인 매수 여력은 어느정도 마무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뱅가드 매물과 엔화 약세로 한국 시장 비중을 축소했던 글로벌 펀드들이 한국 비중을 중립수준까지 올려놓은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부터는 공격적인 비중확대보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변화를 주시하며 매수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증권도 국내 펀드 환매와 함께 매크로 환경에서도 10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독일 연정구성,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주춤할 경우 증시 수급의 공은 개인과 기관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들의 매도세가 약화되거나 매수세로 돌아서는 것이 저항선 돌파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 다만 박정우 연구원은 국내 시장 모멘텀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매도세가 멈출 가능성이 있다며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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