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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구상 들어간 삼성전자..어떤 그림 그리나?

  • 2016.11.29(화) 15:52

지주사 전환 공식화.."6개월 가량 소요"
중장기적으로 삼성물산 합병도 추진할듯

삼성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공식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중 관심을 모았던 지배구조에 대해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장 효과 등 주주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경영전면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연결된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삼성물산과의 합병 작업도 지주회사 전환 등이 마무리된 이후 중장기적으로 추진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지주사 전환, 내년 본격화

 

삼성전자가 이날 6개월의 검토기간을 언급한 만큼 인적분할 등의 작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결정되면 우선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대주주인 삼성물산과 오너일가는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넘기고 지주회사의 주식을 받는 방식을 통해 주요주주들의 지배력을 높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13.8% 자사주가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사업회사 신주를 배정하면 다시 의결권이 부활한다. 지분 교환과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은 높아지고,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요건 역시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적지 않은 작업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단순히 정무적인 판단을 넘어 실무적인 일"이라며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을 비롯한 자산배분을 해야 하고, 관계사 보유주식에 대한 정리, 세금문제 등도 대두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현재 기업 분할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부담이다. 만일 이 법이 제정될 경우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자금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예상보다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재용 체제, 지배력 쎄진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목적이 적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9%에 불과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 역시 4.18%에 그친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도 3.49%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고, 삼성물산 및 삼성생명(7.5%) 지분을 감안해도 20%에 미치지 못한다. 50%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을 고려하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 등을 고려하면 지분 1%를 높이는데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재계나 증권가 등에서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10월초 엘리엇이 삼성전자 분할 등을 제안하자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런 배경이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과의 합병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만 검토하고 있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지만 현시점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에 대한 검토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된 이후 검토할 문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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