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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띄워라"…용쓰는 게임사

  • 2016.11.30(수) 09:31

데브·썸에이지 경영진 등 자사주 매입 꼬리물어
"저평가·책임경영"…실적 부진 주가 밀려 안간힘

모바일게임 흥행 부진과 이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뒷목'을 잡고 있는 게임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핵심 경영진이 모처럼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가 하면,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쿠키런'으로 유명한 개발사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김종흔 공동대표는 지난 25일 각각 회사 주식 5000주와 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매입가는 1만7977원으로 각각 8985만원·5393만원치다.
 
둘 다 주식담보 대출로 자금을 마련했는데 데브시스터즈가 지난 2014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두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연봉도 전액 반납키로 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영웅'으로 유명한 개발사 #썸에이지도 임원 4인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사들였다. 썸에이지의 김영상 개발이사를 비롯한 최병호·방지원·민홍기 이사는 지난 21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회사 주식을 각각 110만주·110만주·37만주·10만주를 매입했다. 주당 1430원씩, 4인이 매입에 들인 금액은 총 38억원이다. 

 

썸에이지 역시 지난 5월 상장한 이후 경영진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이다. 썸에이지 관계자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책임 경영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와 향후 출시될 게임에 대한 자신감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 경영진이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은 간판작 흥행 열기가 가라 앉으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주가 또한 신통치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데브시스터즈는 상장 이후인 작년 2분기 10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3만원에 근접했던 주가(9월9일 종가 2만9250원)는 두달만에 37% 감소한 1만8300원(29일 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썸에이지도 마찬가지다. 올 5월 상장한 직후부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올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5억원에 달한다. 상장 초기만 해도 2000원을 웃돌던 주가(5월13일 종가 2080원)는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6개월만에 32% 감소한 1425원(29일 종가 기준)에 그치고 있다.


컴투스와 웹젠 등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게임사들도 주가 하락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글로벌 인기작 '서머너즈워'의 흥행에 힘입어 실적 고공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컴투스는 주가가 오히려 속절 없이 빠지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컴투스는 지난달 5일 주가 안정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200억원치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적게는 8억원에서 많게는 23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적은 있으나 매입 규모 면에선 이번이 최대다.

 

컴투스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경영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컴투스 주가는 넉달 전만 해도 14만원대(6월10일 종가 14만1200원)에 달했으나 이후 고꾸라지면서 최근 8만원대(29일 종가 8만5800원)로 내려 앉았다.


이와 별도로 이용국 컴투스 사내이사이자 게임빌 부사장은 지난 14일 장내에서 각각 컴투스와 게임빌 주식 600주·900주를 사들였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나선 것이다. 이 부사장이 두 회사 주식 매입에 들인 비용은 총 1억원이다.

 

또 다른 게임사 웹젠도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두달간 54억원을 들여 자사주 31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웹젠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약 8년만의 일이다. 매입 금액 규모도 8년 전 27억원어치(25만주)의 두배로 늘었다. 작년 4월 4만2000원대였던 주가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라 앉으면서 1년 반만에 3분의 1 토막(11월29일 종가 1만4300원) 났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서비스 생명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보니 이를 주력으로 하는 게임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엔씨소프트 등 일부 대형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게임주들이 올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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