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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면세점, 붙어도 문제 떨어져도 문제

  • 2016.12.15(목) 17:05

박근혜-최태원 독대에서 밀어주기 의혹
붙으면 특혜의혹, 떨어지면 역풍 논란

▲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1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오는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3곳의 주인을 가리게 될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출사표를 던진 기업 상당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된 데다 특정 기업의 경우 박 대통령이 직접 총수와의 면담자리에서 면세점 허용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4일 JTBC는 지난 2월 16일 박 대통령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독대를 한 자리에서 "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의 말씀자료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또 검찰이 이날 최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후 저녁 6시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최 회장과 직접 통화를 했고, 이틀 뒤인 2월 18일에는 안 수석이 김낙회 당시 관세청장에게 면세점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일정을 확인했으며 '특허 상실에 따른 보완 대책의 마련 필요성'이 언급된 당시 김 청장의 청와대 보고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의 특허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면세점 제도개선을 준비했다는 의혹의 근거가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말 특허기간이 만료된 후 신규특허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면세점이 문을 닫은 상태다. 최 회장이 대통령과 독대한 2월은 워커힐면세점이 일시적인 임시특허를 부여받아 폐점절차를 밟고 있었고, 그 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마련중이라면서도 서울 시내에서의 면세점 추가 허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허용 등 제도개선 방향과 관련해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세청은 면세점 특허 심사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해 "면세점 추가특허를 포함한 면세점 특허제도 개선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 정책수단으로 검토된 것으로 2015년 9월부터 부처협의체로 논의됐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17일 특허심사는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심사 강행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청와대 보고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이번 심사에서 SK네트웍스가 특허를 획득할 경우 박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은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SK네트웍스가 탈락할 경우에도 특혜의혹의 역풍을 맞았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 13일 동료 국회의원 60명과 함께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자체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의 로비 의혹은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로 어떠한 의혹도 없이 객관적으로 결정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금 즉시 사업자 선정을 중단하고, 수사가 마무리 된 시점에 재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워커힐이 살아난다면 탈락한 업체들이 패배를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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