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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기업은행장 취임...노사갈등 정면 돌파

  • 2016.12.28(수) 11:12

제 25대 김도진 기업은행장 취임.
"학연 지연 벗어나 공정인사...성과연봉제 법원 결정 따를 것"

"분위기가 너무 엄숙하고 무거워 보입니다. 다리도 꼬고, 팔짱도 끼고 편한 자세로 들어주세요."

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은 취임사를 읽기 전 딱딱한 분위기부터 풀었다. 앞서 나기수 노조위원장이 그 동안의 노사갈등을 언급하면서 취임식장의 분위기가 다소 냉랭해진 탓이다.

김 행장은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 25대 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선임 당시 불거졌던 청탁설과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갈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 연고 연줄 안통한다…공정인사 강조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현재의 금융환경은 풍전등화"라며 "이를 극복하고 IBK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밖에 없으며,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금융 강화를 강조하면서,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고객과 현장, 정도를 강조하며, 고객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편법이 아닌 정도로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내년 경영 계획에 대해선 외환과 IB, 신탁 등 비이자 이익 확대, 스마트뱅킹과 핀테크 분야 개척, 해외이익 비중과 비은행 부문 비중을 각각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청탁 논란을 의식한 듯 공정한 인사도 강조했다. 김 행장은 "학연과 지연 등 모든 연고로부터 벗어나 능력과 열정만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면서 "연고와 연줄이 있어 승진했다는 말이 결코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노사 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노와 사는 수레의 두 바퀴이며, 어떤 경우에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기수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정부의 개입으로 상처를 받고, 기업은행 문화가 산산조각 날 지경이었으나, 갈등을 풀고 화합해야 한다"면서 조합원들과 소통해달라고 부탁했다.


◇ 성과연봉제, 법원 결정 따라 노조와 협의

김 행장은 다만 노사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논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행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단 상견례에서 "성과연봉제는 기업은행에만 도입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노조와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권선주 전 행장의 성과연봉제 이사회 의결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지난 27일 기각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무효 확인 소송을 계속 진행하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다.

김 부행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당분간 중소기업 금융에 집중할 것이며, 조직 슬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자회사 대표 선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기업은행을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밝혔다. 김 부행장은 "기업은행은 지주 체제가 아니다 보니 자회사간 고객 정보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면서 "당장 지주사 전환을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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