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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프리미엄 없다?...차기 우리은행장의 조건

  • 2017.01.04(수) 16:53

"부정적 기업 문화 정리할 수 있는 분 필요"
외부 공모 배제...내달 중 최종 후보자 윤곽

"영업력과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은행으로) 십수 년간 쌓인 부정적인 기업 문화를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하고, 혜안도 있고 조직관리 능력도 있는 그런 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상용 우리은행 사외이사(연세대 교수·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가 차기 우리은행장이 갖춰야 할 일순위 조건에 대해 던진 힌트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은 4일 오전 첫 이사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오후엔 기자간담회도 열었다. 은행장 등 기존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된 간담회라는 점에서도 관심이었지만, 무엇보다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와 기준을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란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 차기 은행장의 조건 힌트 두가지 


박 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은 옛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과 함께 외풍에 많이 시달리다 보니 다른 은행에 없는 조금 부정적인 기업 문화가 있다"면서 새로운 은행장은 이런 문화를 씻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런 분이 있어야 상업·한일은행 간 갈등을 정리할 수 있는 만큼 신임 은행장을 뽑는 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박 이사는 직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우리은행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누구보다 우리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은 더욱 주목된다. 민영화 성공 발표 전후로 불거진 상업·한일은행 간 갈등이나 전현직 임원들의 외부 청탁설 등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하다.

 

신상훈 사외이사도 "양 은행이 통합한지 16년이 됐고, 이제는 평가시스템만 공정하게 작동하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워치하는 것도 이사회의 임무"라고 언급했다. 신 이사는 차기 은행장의 조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런 시스템을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인사를 선호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 현직 은행장 프리미엄은 없을 듯

 

임추위가 차기 행장 후보군을 최근 5년간 전현직 임원들로 후보군을 넓힌 점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선 우리은행 민영화에 일조하고 실적을 견인했던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사외이사들의 발언에 비춰볼 때 현직 행장에 대한 프리미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노성태 의장은 이광구 행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앞으로 다른 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형평성을 언급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현 행장에 대한 프리미엄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박상용 이사 역시 기자간담회 직후 현직 행장에 대한 프리미엄 여부를 묻자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른 후보자와) 같은 선상에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차기 은행장 내달 중 윤곽

 

차기 은행장은 내달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외부 공모는 배제했다. 지난 5년간 우리은행과 옛 우리금융지주에서 부행장과 부사장급 임원 이상을 지낸 인사와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응모 자격을 얻는다.

 

이날 중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자세한 내용을 게시하고, 오는 11일 정오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최종 후보자는 향후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 인터뷰 등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자는 오는 3월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다만 우리은행은 미국 증시 상장사여서 관련 규정에 따라 오는 3월3일까지는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 노 의장 역시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영업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일내 은행장 후보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2월 중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노 의장은 "재직 당시 업적, 리더십, 미래 비전, 검증된 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하고 합리적 절차로 이뤄질 것이고, 충분히 토론해 최적의 인물을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장 후보 심사 때 주안점으로 두는 항목에 대해선 "과점주주 운영 체제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 모델을 확립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분,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이라고도 언급했다. 다만 세부적인 항목과 배점에 대해선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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