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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경유 역습]①한국 시장도 넘본다

  • 2017.01.05(목) 08:34

자국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공급과잉 심화
석유제품 순수출국 전환..한국 수출조건 '충족'

올해부터 중국산 경유 수입이 가능해졌다. 실제 수입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수입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정유업계 입장에선 경쟁자가 추가돼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중국산 경유 수입 허용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중국으로 인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드(THAAD) 배치로 촉발된 국제관계 갈등이 경제로 현실화되고 있다. 대(對) 중국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수입 측면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내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국산 경유의 국내 수입이 가능해졌다. 중국이 자국 내 경유 환경기준을 강화하면서 경유의 황 함량 기준이 우리나라와 같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국 내 석유제품 수요가 줄면서 남는 제품 수출량을 늘리고 있어 국내 정유업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y201@

 

◇ 남아도는 경유

 

중국 석유제품 시장 수급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일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중국 정유 총 생산량은 5억300만톤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세계 제2의 정유국가로 떠올랐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거듭하던 시절 자국 내 석유제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 수입량을 늘리면서도 자체 정제설비를 갖추고, 제품 질 향상을 위한 투자도 지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석유제품 자급률을 꾸준히 높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3대 국영석유기업 외에 지방 정제시설에도 원유 가공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기존 국영석유기업의 원유처리 비중은 90%에서 74%로 줄어들고, 지방 정제시설 비중이 20% 수준으로 늘었다. 이들은 원유 가공 권리를 부여받으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정제능력도 확대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자국 내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급증했던 정제설비로 인해 중국 내 석유제품 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 심화로 이어졌다.

 

2015년 말 중국의 석유제품 생산 능력은 연간 7억1000만톤, 실제 원유 가공량은 5억2100만톤이다. 이는 평균 가공수요의 75% 수준으로,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에 중국의 정유 생산능력과 비교하면 공급과잉 규모가 크다는 게 중국석유기업의 분석이다.

 

◇ 품질 경쟁력 높여 수출 확대

 

중국 정부는 석유제품의 품질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대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석유제품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개성 지방 정부에 산업·농업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고유황 경유 판매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베이징과 톈진 등 경제 수준이 높은 11개 도시에 휘발유 및 경유의 국가품질기준을 5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유의 최대 황 함량은 10ppm으로 우리나라와 같아진다.

 

중국은 높아진 품질 기준 적용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17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에 중국산 경유가 본격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중국은 2012년 이후부터 석유제품 수출량을 꾸준히 늘려왔고, 지난해에는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많은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 특히 정유업을 주요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정유업계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정유산업의 효율적인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해외로부터 정제기술 유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며 “품질 개선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이고 정유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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