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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만 써도 VIP" 문턱 낮춘 신세계

  • 2017.01.12(목) 17:53

젊은층 확보차 VIP 새 등급 신설
금액기준 완화, 방문횟수는 늘려

 

백화점에서 VIP는 특별한 존재다. 백화점 매출의 20%가 상위 1% 고객에게서 나온다. 범위를 조금 넓혀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상위 3%가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백화점을 먹여살리는 고객은 평범한 다수가 아니라 극소수 VIP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백화점들은 VIP에게 상시할인, 발렛파킹, 전용공간 등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VIP는 해외에 나갈 때나 도착해서도 대접을 받는다. 공항에선 백화점이 마련한 VIP라운지에 들러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미국·영국·프랑스 등에선 국내 백화점과 제휴를 맺은 현지 유명백화점이 이들에게 한국에서와 똑같이 VIP 대우를 해준다.

문제는 20~30대 젊은층은 VIP가 되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씀씀이가 크고 자주 쇼핑을 즐길 만큼 시간여유가 있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백화점에 큰 매출을 올려주진 않더라도 미래의 핵심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 고객을 놓치고 있다는 점은 백화점들을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급기야 신세계백화점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VIP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현재 5단계인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하고 '레드등급'을 추가했다. 지금까지는 1년에 800만원 이상 구입해야 VIP 자격을 줬지만 다음달부터는 400만원 이상만 써도 VIP로 대우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12회 이상이었던 방문횟수 조건을 24회로 늘렸다. 많이 사지는 않더라도 자주 와달라는 의미다. 신세계는 3개월간 100만원 이상만 써도 석달간 VIP 자격을 부여키로 했는데, 이때도 3개월간 6번 이상 와야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젊은 VIP고객들을 선점하면 구매력이 높아지는 40~50대가 되어서도 VIP 혜택을 준 백화점에서 쇼핑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와 미래의 매출 둘다 확보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공간을 젊은층으로 채우려는 의도도 읽힌다. 신세계는 서울 강남점·부산 센텀시티점·김해점·스타필드 하남점·대구점 등을 증축하거나 새로 오픈해 영업면적을 40% 이상 늘렸다. 올해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매출을 확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신열 신세계백화점 전략본부장은 "이번 VIP 제도개편은 지난해 외형확장에 성공한 신세계가 새로운 매출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첫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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