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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저리가라?...하나머니고 직접 해보니

  • 2017.01.13(금) 10:56

포켓몬고만큼 많이 뛰어다녀야…혜택은 쏠쏠
현대카드 이어 우리은행도 증강현실 서비스

"거기서 휴대폰 들고 뭐하슈?"

얼마 전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여의도 빌딩가를 돌아다니자, 한 건물 관리인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기자를 쳐다봤다. 그런데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스마트폰 속엔 '하나머니고'에서 제공하는 편의점 커피 할인 쿠폰이 손에 잡힐 듯 바로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다양한 혜택과 함께 쏠쏠한 재미까지 맛볼 수 있는 스마트폰 증강현실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강현실
(AR, Augmented Reality)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고객의 위치를 인식해 근처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주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의 '하나머니고'와 현대카드의 '조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 두 시간 돌아다니니…은행 금리 우대 등 쿠폰 '펑펑'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증강현실 기반의 마케팅 서비스인 '하나머니고'를 선보였다. 하나멤버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 서비스를 실행하면 하나금융 계열사 영업점과 제휴 매장 주변 쿠폰이 나타나고, 터치하면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하나머니고는 하나금융 계열사별 경품과 CGV 3000원 할인권, 세븐일레븐 칸타타 캔커피 쿠폰, GS25 할인 쿠폰 등을 이달 31일까지 증정한다. 추첨을 통해 매일 5만 명에게 최대 1만 하나머니도 준다.

기자는 지난 11일 오전 국민은행 여의도영업점 앞에서 '하나머니고'를 실행했다. 주변 500m 이내에 있는 하나은행 영업점과 제휴 매장의 쿠폰이 곧바로 화면에 떴다. 화면 속 나침반을 따라가다 준오헤어 여의도 KBS별관점 앞에 이르자, 회색이던 쿠폰이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보다 선명하게 나타났다. 게임을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 준오헤어 20% 할인 쿠폰을 획득할 수 있었다.

역시 포켓몬고보다는 쉽다고 생각하던 차, 예상은 빗나갔다. 모든 제휴 매장에서 쿠폰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주변에 편의점이 많았지만, 편의점 커피 할인 쿠폰은 더 멀리 떨어진 매장에 있는 것으로 표시됐다. 화면에 둥둥 떠다니는 커피를 쫓다 보니 63빌딩 앞까지 이동했다.

인근 건물 안을 휘젓고 다니자 경비원이 찾는 곳이 있냐면서 물어볼 정도였다. 편의점을 찾는다고 답하자 "아무 데나 가면 되지 않냐"며 눈총을 줬다. 기자는 "꼭 이 건물 안 편의점이야 한다"면서 더 돌아다녔지만, 끝내 커피 할인 쿠폰을 얻지 못했다.

어느덧 두 시간이 흘렀다. '하나머니고'가 다양하게 내세운 혜택들이 미끼에 불과했다는 의심이 들 때쯤, 하나은행 여의도금융센터 앞에서 쿠폰이 마구 뜨기 시작했다. 결과는 쏠쏠했다. 한번에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와 환전 수수료 우대 쿠폰을 챙길 수 있었다.



◇ 현대카드 조커 출시…증강현실 마케팅 잇달아

현대카드도 지난 10일 증강현실을 활용한 프로모션 앱 '조커'를 내놨다. 앱을 실행하면 현대카드 제휴 매장 근처에서 영화와 외식, 커피, 디저트 등 할인과 교환, 1+1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은 6개 브랜드 1만2000여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M계열 카드 이용자는 3만6000여 매장에서 쓸 수 있는 M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가맹점별 특징을 살린 쿠폰 캐릭터와 카드 플레이트를 활용한 공격 기술 등을 추가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재미도 더했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 조커를 잡으면 혜택을 주는 '미션' 수행 방식도 적용했다.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에 위비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융합현실(MR, Mixed Reality)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융합현실은 실내에서 기기를 통해 실행하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실외에서 하는 증강현실의 중간 단계 서비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달 출시한 위비캠도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이 증강현실을 이용한 쿠폰 서비스가 속속 도입하고 있는 이유는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강현실은 위치 기반 서비스가 기본이다. 이에 따라 고객이 있는 장소에 따라 필요한 혜택을 맞춤형으로 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카드 소비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선 재미와 실속을 모두 챙길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포켓몬고처럼 타깃을 겨냥해서 쏘는 방식이어서 게임을 하는 재미가 있는 데다, M포인트의 경우 1만포인트까지 주다 보니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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