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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오너리스크 부상…증시 기상도는

  • 2017.01.17(화) 11:25

안정 기대 vs 차익실현 빌미 우려
지주사 전환 하반기 지연 가능성도

최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오너 리스크가 부각된 후 주춤하고 있다. 연초 삼성전자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증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실제로 과거 최고경영자(CEO)가 구속되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기업이 구조적인 성장 중일 때는 영향이 미미했던데다 삼성전자의 펀더멘털 요인을 감안할 때 주가가 곧 안정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 삼성전자 따라 증시도 출렁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결국 삼성그룹으로 튀었다. 지난 16일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이후 대기업 총수에 대한 첫 구속영장으로 설마했던 삼성그룹이 결국 타깃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2.1% 하락했고 이틀사이 10만원 이상 빠졌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주 역시 1.6% 빠지면서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0%에 육박하고 있고 삼성그룹주 비중(26.2%)은 코스피 시총의 4분의 1을 넘는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가 흔들리면서 증시 역시 이틀 연속 하락했다.

 

그간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삼성전자 악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 1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다 지난 이틀간 3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다.

 

◇ 과거 오너리스크 주가에 부정적 여파

 

법원은 빠른 시일 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예정으로 당장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이뤄질 경우 직간접적인 여파가 불가피하다.

 

오너 리스크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직접적인 연관도는 떨어지지만 CEO 부재에 따른 영향이 없을 수 없고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외신들 역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의 리스크 부각 당시 실제로 핵심계열사와 그룹주 전반에 중립이하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06년 현대기아차 청몽구 회장 때처럼 CEO가 구속기소되거나 2011년 한화 김승연 회장의 법리공방이 장기화된 경우 주가 파장이 가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구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의 크기와 범위를 쉽사리 가늠키 어렵다는 점에서 단순 노이즈나 단기 차익실명 빌미를 넘어설 수 있다"며 "재계도 삼성전자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국가 전체 손실로 비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주사 개편 작업도 지연 우려

 

시장에서는 컨트롤 타워 부재에 따른 경영차질이나 사업계획 수립 차질 뿐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의 해외부패방지법 적용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시장 화두였던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 및 지주사 전환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필연적이지만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지원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윤태호 연구원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인적분할 시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 통과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개편이 봉쇄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도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보다 실적 개선과 신뢰도 제고를 통한 오너일가의 경영능력 입증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실적 굳건…주가 영향 '미미' 기대도

 

이처럼 올해 기대감을 키웠던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반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반도체 호황 등 실적 요인이 여전한 만큼 이에 기반한 투자는 유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현대차와 한화그룹과 달리 2008년 이건희 삼성회장의 불구속 기소 때는 주가 영향이 미미했고 2012년 최태원 SK 회장과 2013년 이재현 CJ 회장 구속 때에도 그룹사 핵심 업황의 구조적 성장세가 나타나면서 CEO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약세가 코스피200 선물 지수 조정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심리 쏠림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인 풋/콜레이쇼(풋옵션과 콜옵션 거래량을 나눈 수치)의 경우 큰 움직임이 없었다"며 "옵션시장을 통해 예측한 삼성전자 주가는 안정에 무게가 실린다"고 밝혔다.

 

다행히 삼성전자는 17일 장중 2% 가까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사흘만에 반등하며 오전 11시22분 현재 전일대비 12.06포인트(0.58%) 오른 2076.23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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