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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후라이여 안녕!"...김대리의 삼시세끼

  • 2017.01.17(화) 16:58

김밥 : 3415원→3731원, 소주 : 4000원→4500원
라면 한끼 가격도 700원 가량 올라

공식 소비자물가 지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끼니 부담이 한해 사이 대폭 늘었다. 평범한 직장인 김대리의 삼시세끼를 따라가며 식탁 물가를 들여다봤다.
 
 
# 아침 : 계란후라이 뺄까
 
김대리는 아침마다 계란을 넣은 토스트에 우유와 오렌지를 곁들여 먹는다. 바쁜 출근 시간에 식사 시간을 줄여주는 영양만점 식단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올해 초 이 식단에서 계란을 줄이기로 했다. 한 알에 150원 하던 계란이 300원으로 껑충 뛰면서 이틀에 한번은 식빵만 먹기로 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MIS에 따르면 지난 13일 달걀 1개의 평균 소매가는 316원으로 1년 전 가격(187원)의 1.7배 수준이다.) 
 
자주 찾는 대형마트·편의점·식당의 판매가격을 토대로 식비 가계부를 써보니 김대리가 경험하는 밥상물가 인상 폭은 통계청이 내놓는 '1%대 물가상승률'과는 거리가 멀었다.
 
토스트를 굽는데 쓰는 식용유, 함께 챙겨 먹는 오렌지(KAMIS 기준 1128→1188원) 등을 통틀어보니 아침 끼니 부담은 1년 전 2500원에서 2800원으로 늘었다. 같은 메뉴를 먹는데 한주 1500원, 한달 6000원씩 추가 부담이 생긴 셈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복수의 상품을 선별해 가공식품 가격 지표를 제공하는 AT FIS에 따르면 식용유(CJ제일제당·사조 1.8L 기준) 값은 지난해 1월 평균 5607원에서 지난해 말 7376원으로, 식빵 1봉지 가격(롯데·삼립 700g기준)은 2274원에서 2390원으로 올랐다.
 
# 점심 : '1000원 김밥'은 옛말
 
업무상 이동이 잦은 김대리는 일이 바쁘면 종종 분식집에 들러 김밥으로 점심 끼니를 때운다.
 
그런데 김밥이 식사대용 간편식이라는 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김씨가 방문하는 식당마다 김밥은 한줄당 3500~4000원 선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웬만한 점심 식사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달 내내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고 해도 식대는 7만4000원(3700원 기준, 20일 근무)이나 된다.
 
회사가 많은 여의도·강남 식당가는 1년 새 김밥 가격이 300원 이상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김밥 외식비는 지난해 1월 3415원에서 12월 3731원으로 올랐다.)
 
# 저녁 : 소줏값도 부담되네
 
거래처 직원과 함께 단골 삼겹살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간 김씨는 병당 4500원을 받는 소줏값에 깜짝 놀랐다. 작년 말까지만해도 4000원이던 소줏값이 12.5%나 올랐기 때문이다.
 
소줏값이 왜 이리 뛰었는지 따져 묻자 "올해부터 공병 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돌아온다. (비즈니스워치가 지난 11일 여의도 식당가 10곳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2곳이 최근 주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 소줏값 올린 꼼수 '양심 팔았다')
 
저녁 자리를 마친 김씨는 귀갓길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캔을 산다. '베테랑 혼술족'인 김씨에게 건오징어, 땅콩 등과 함께 즐기는 맥주만큼 '힐링'이 되는 건 없다. 그런데 이 시간도 앞으로는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 1년 전 7000원 정도에 즐길 수 있었던 '혼맥' 메뉴가 올들어 8000원선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기준 2016년 1월 편의점에서 1850원에 팔던 캔맥주(OB골든라거 355ml)는 올 1월 2000원으로 올랐고, AT KAMIS 기준 건오징어 1마리 값은 700원(2247→2947원), 김 한속 값은 65원(717→782원) 인상됐다.
 
 
# 주말 : 김치 없이 살까
 
집에서 해결하는 주말밥상도 예외는 아니다. 밥상마다 오르는 포장김치 값이 한해 사이 250g당 500원 넘게 오르면서 식탁물가도 대폭 뛰었다.
 
포장김치는 직접 김장을 담그기 어려운 싱글 직장인의 식탁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AT FIS에 따르면 포장김치(종가집 250g 3종 기준) 가격은 이 기간 2298원에서 2845원으로 547원이나 올랐다.
 
한 알씩 넣어 먹는 계란 값은 둘째치더라도 라면으로 때우는 아점(아침 겸 점심) 재료비가 700원(3200→3900원)이나 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주말 TV를 보며 즐겨 먹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값도 많이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국민 간식 초코파이 1박스와 메로나 아이스크림 개당 가격은 각각 6.3%(5483→5828원), 8.6%(535→581원)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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