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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 연임]③KT '새 도전' 성공하려면…

  • 2017.01.17(화) 18:06

황창규 회장, '기가 토피아' 완성 의지 드러내
유·무선 성과 낸다…외풍 막는 대안은?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된 기업이다. 그런데 최고경영자(CEO)의 거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안갯속이다. 정치 외풍에 취약한 지배구조를 매번 드러내면서다. 지난 2014년 취임한 황창규 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에는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T가 처한 현실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 (왼쪽부터) 구현모 경영지원 총괄,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맹수호 CR부문장 등 16일자 KT 사장 승진자와 황창규 KT 회장. 그래픽 : 유상연 기자/prtsy201@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어둠에 갇혀 있던 KT가 황창규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과 함께 경영의 고삐를 틀어쥐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조직개편과 임원 승진인사를 발표한 데 이어 17일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인식 스피커도 출시했다. KT CEO추천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으나, 경영 방향성 수립을 더이상 미뤘다간 올해 농사를 위한 파종(播種)조차 못 할 것이란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베일을 벗고 있는 황 회장의 경영 계획을 들여다보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흔들린 리더십을 회복하고 KT의 성장을 견인하려면 올해 초반부터 성과 달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기가(GiGA)는 이어진다


황 회장은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취임 직후 제시한 '기가 토피아'의 성과를 이어가려는 시도가 포착되고 있어서다. 기가토피아는 지능형 기가 네트워크로 사물과 인간이 연결돼 각종 융합 서비스가 제공되는 세상을 뜻한다. 주요 사업영역은 속도·안전감시·빅데이터·보안 등 4가지다.

 

실제로 KT가 이달 중 출시한다고 밝힌 인공지능 서비스 명칭에도 '기가' 브랜드가 활용됐다. KT는 이날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과 IPTV를 융합한 홈 비서 서비스 '기가지니'(GiGA Genie)를 출시할 계획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말 출시한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가 가입자 4만명을 확보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나, KT는 시작부터 손쉬운 가입자 확보 방법과 뚜렷한 수익성을 제시했다. 

 

스피커에 IPTV 셋톱박스 기능을 넣어 올레TV 가입자들이 셋톱박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추가 비용 2200원만 내면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KT는 연간 셋톱박스 판매량이 120만대에 달하므로 손쉽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IPTV는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과 결합해 팔 수 있는 데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면 1석3조를 넘어서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전략을 지원하는 조직 체계도 갖췄다. 인공지능을 전담하는 AI 테크센터와 글로벌 사업개발단을 신설하면서다.

 

AI 스피커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가 지니는 TV에 캐릭터가 등장해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한류 스타를 캐릭터로 만들어 아시아 시장 공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과 2018년 평창 올림픽 개최에 맞춰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에도 황 회장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KT는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오 부문장은 지난해 평창 5G 규격 완성과 함께 세계 최초로 5G 퍼스트 콜에 성공하는 등 KT의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력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런 체제 아래 1분기 내 선보이는 협대역(NB) IoT 전용망의 성공적 시장 진입 또한 주목된다.

 

▲ 임헌문 KT Mass 총괄 사장이 17일 KT스퀘어에서 모델들과 함께 '기가 지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 유·무선 결합 시너지 낸다

 

KT는 기존 사업의 경우 유·무선 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꾀하며 수익성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 달성의 첨병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성장을 이끄는 '기가 인터넷'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 인터넷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 부문의 성장뿐만 아니라 모바일·IPTV 결합상품 시장 성장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기가 인터넷과 다른 상품의 결합률은 기존 100Mbps 인터넷 상품보다 20%포인트 높다. 모바일은 2배, IPTV는 1.5배, 와이파이 공유기는 5배 이상 높은 비율로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임헌문 KT 매스 총괄 사장은 "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지난 16일 250만을 돌파했다"며 "기가인터넷과 인공지능 기가지니 등을 통해 IPTV 1등 리더십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조직개편에서도 엿보인다. 유선과 무선으로 나뉘어 있던 마케팅 조직을 통합하고 마케팅 부문에 '유무선사업본부'를 신설, 유무선 상품과 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임헌문 KT 매스총괄 사장은 "올해 전체적인 운영방향을 새로운 도전으로 정했다"며 1등 리더십을 강조했고, KT는 조직개편과 관련 '안정 속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하모니를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까지 KT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문제와 관련 대안 마련에 대한 언급 등은 공식적으로 회피하고 있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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