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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②'시계 제로'..모두 멈췄다

  • 2017.01.18(수) 10:09

투자계획·정기인사 확정 못해
지배구조 개편 등 현안도 손못대

재계 1위 삼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그룹 경영이 혼돈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검은 삼성이 지원한 자금이 삼성물산 합병 찬성을 위한 대가고, 그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 관련, 삼성의 현재 상황과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편집자]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떠나 그룹 수뇌부가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며 최근 수개월간 삼성의 경영은 사실상 멈춰진 상태다. 연말 단행되던 사장단 정기인사는 물론 삼성 안팎에서 열리던 각종 행사들 역시 모두 연기됐다.

 

통상 삼성은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체제를 정비하고 1월부터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경영진에 대한 정기인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조직개편 등 후속작업들 역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같은 상황이 언제 해결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우려를 더 하고 있다.

 

◇ 투자도 인사도..'기약이 없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한때 주당 190만원을 넘었고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로 200만원 초중반대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강세는 반도체 등 호조로 인한 실적 개선, 주주가치 개선방안, 지배구조 변화 등의 이유가 복합적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이 지속되면 이같은 가치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질수도 있다. 삼성의 반도체사업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분야를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투자결정이 지연되면 그만큼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외에 다른 사업들이나 계열사들 역시 전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장단을 포함한 정기인사가 지연되면서 조직 정비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일반 간부급 인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해도, 주요 임원 등 경영진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현재 임원의 지시를 받아서 계속 일을 해야하는 것인지 애매하다는 점이 문제"라며 "인사가 언제 나지도 모르고, 그 결과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지주회사 전환 등 현안도 산적

 

최근 상황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초 이르면 상반기내에 지주회사 전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었다.

 

실무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겠지만 결국 이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그룹 수뇌부라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그룹 수뇌부의 공백은 일상적인 경영활동보다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최근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에 대한 대비, 자동차전장, 가전분야 B2B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회가 온다고 해도 하만의 사례와 같이 과감한 인수합병이 단행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했을 당시 투자, 브랜드 위원회 등을 가동한 바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현상을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는 평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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