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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브렉시트 수면 위로…복잡해진 증시 셈법

  • 2017.01.18(수) 10:45

불확실성 해소…재료 선반영 인식
英 경제둔화·유럽 정치 불확실성↑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가 결국 공식화되면서 증시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은 불확실성 해소 기대와 함께 어느정도 선반영된 재료로 인식되지만 향후 영국 경제에 미칠 여파와 유럽 내 반 EU 정서 확대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들이 즐비하게 됐다. 재료 해석이 장단기적으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 하드 브렉시트 '쐐기'

 

17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했다.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영국의 완벽한 독립을 강조하면서 EU에서 완전히 떠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부분적인 EU 회원국 지위 유지 등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그간 EU 회원국들은 소프트 브렉시트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영국도 이에 지지않았다. 메이 총리는 반은 머물고 반은 떠나는(Half in, Half-out)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영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맞섰다.

 

브렉시트 세부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EU 단일시장 접근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다른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나설 계획이다. 사법권 역시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EU 노동법 역시 거부했다.

 

다만 영국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총리단독권한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의회 표결에 붙인 것은 예상밖의 결과로 평가된다.

 

◇ 불확실성 해소..시장 충격 '미미'

 

하드 브렉시트 현실화에도 영국 파운드화는 강세를 보였다. 그간 하드 브렉시트가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일찌감치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장도 당장은 불확실성 해소 측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느정도 하드 브렉시트가 기정사실화됐던 상황에서 향후 그림이 보다 명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영국의 소프트 브렉시트는 지난해 6월 투표 결과에 반할 뿐 아니라 독일을 비롯한 여타 회원국의 동의를 얻기도 힘든 상태였다"며 "이번 결정이 그다지 놀랄 부분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드 브렉시트로 결론난 만큼 향후 2년의 협상 기한 동안 구체적인 탈퇴 과정을 설정하고 유럽 국가들과의 관세 등을 다시 체결하는 과정만 남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드 브렉시트 공식화에도 유럽 증시는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오는 20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앞선 불안감이 글로벌 증시 전반을 지배했다.

 

◇ 英 경제둔화 우려·유럽 정치 불확실성 증폭

 

하지만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부정적 파급이 어느정도 불가피한 것 또한 현실이다.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까진 아니지만 영국으로서는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 결정을 의회 표결로 넘기는 등 브렉시트 진행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이로 인한 영국 경제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대외 교역 위축과 기업 투자 지연, 가계 소비심리 악화 등도 우려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 영국 정부와 의회 간 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의회가 정부 협상안에 어깃장을 놓기 시작하면 초반부터 협상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시장이 특히 더 우려하는 점은 오는 4월 예정된 프랑스 대선 등 유럽 정치 전반에 미칠 파장이다. 대신증권은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여파가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반EU 정서를 확산시킬 가능성"이라며 "유럽발 정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은 선거 이벤트가 많은 유럽에 리스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영국의 EU 탈퇴로 정치·경제적 경쟁력 약화가 예고되고 있고, EU 내부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며 "테러와 난민유입 등 자유로운 인력 이동을 가로막는 이슈들이 부각되면서 다른 EU 회원국들도 상황에 따라 연쇄적으로 EU를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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