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회사채 수요예측' 손질나선 이유는

  • 2013.09.29(일) 17:07

네이버 경우처럼 턱없이 비싼 값 못부르게

앞으론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턱없이 낮은 금리를 제시하지 못한다. 증권사가 회사채 발행금리를 미리 약속할 수도 없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제도’ 개선 방안을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회사채 수요예측제도 손질에 나선 이유는 일부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할 때 시장금리보다 높은 가격(낮은 금리)을 제시하면서 수요예측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BBB 이하 저등급 채권의 경우 시장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희망금리 밴드를 제시하는 사례가 많았다.

실제로 이달 초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망신을 당했다. 신용등급이 AA-였던 네이버는 두 단계나 높은 AA+급 금리를 제시했고, 희망금리 밴드 내 유효 수요가 하나도 없었다. 네이버는 결국 발행금리를 더 높일 수밖에 없었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으론 수요예측을 할 때 희망금리 밴드의 상단은 무조건 민평금리를 넘어야 한다. 민평금리는 KIS채권평가 등 4개 민간 채권평가기구가 평가하는 해당 회사채의 금리를 말한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할 때 증권사가 발행금리를 사전에 제시하는 것도 금지된다. 사전에 제시한 금리대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면서 금리가 왜곡되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다. 

또 희망금리 밴드 내 기관투자자 물량은 원칙적으로 유효수요에 포함해 배정하도록 의무화해 주관사가 자의적으로 물량을 배제하는 문제점을 개선토록 했다. 기존의 15bp(bp=0.01%) 안팎인 희망금리 밴드 폭도 20bp 이상으로 확대해 기관투자자가 더 많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증권사의 회사채 미매각 물량 보유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병찬 금감원 기업공시제도실 증권발행제도팀장은 “합리적인 희망금리 밴드 설정과 밴드 폭 확대 등을 통해 회사채 수요예측이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