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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미완의 후계구도...차기 행장이 '화룡점정'

  • 2017.01.19(목) 19:37

회장 후보 면접장서 자진사퇴한 위성호 카드 '급부상'
한동우 회장이 '키'..차기 행장이 후계구도 핵심 변수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를 이끌 새로운 선장으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그룹의 2인자 격인 신한은행장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과거 신한금융은 라응찬과 최영휘, 신상훈, 이백순, 그리고 신한사태 이후엔 한동우 회장과 고 서진원 신한은행장 등으로 비교적 후계 구도가 안정되면서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다만,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금융 회장 면접장에서 자진 사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차기 후계구도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물론 조용병 내정자가 차기 후계를 선점하긴 했지만, 차기 은행장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후계 구도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신한금융의 후계 구도는 여전히 미완성이며, 차기 신한은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 신한은행장 후보군은 누구?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군으로는 조 내정자와 함께 회장 자리를 겨룬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58년생)과 김형진 지주 부사장(58년생),  임영진 지주 부사장(60년생) 등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위 사장은 조 행장과 함께 2년 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데 이어 차기 회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던 만큼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연임을 거듭하며 3년 넘게 신한카드를 이끌면서 핀테크 등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했고,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을 주도했다.

 

김형진 지주 부사장은 은행에서 인사 기획을 두루 거쳤고 2년전 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현재는 그룹사 전략을 총괄하고 있을 만큼 한 회장의 신임도 두텁다.


임영진 지주 부사장도 은행에서 WM담당 부행장을 3년 넘게 맡았고, 영업, 기획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일본 오사카지점장을 역임하는 등 사실상 재일교포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면서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높다.

 

이외에도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계열사 CEO들이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이들은 모두 59년생이다. 은행 내에선 서현주 영업기획그룹 부행장(60년생)과 최병화 기업그룹 부행장(62년생) 등이 후보에 든다.

 

◇ 회장후보 자진사퇴 위성호‥차기 행장 유력?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여전히 설왕설래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회장과 행장 겸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는 신한금융이 처한 상황이나 금융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미 CEO로서 검증을 거친 위 사장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했지만 연공서열이 뚜렷하고 조 내정자와는 선후배 사이로 각별하게 지냈던 만큼 신한 문화에서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위 사장은 19일 회장 후보자로서 회추위원들과의 면접 과정에서 그룹 발전방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후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이날 최종 회장 후보 결정 이후 브리핑을 통해 "위 사장은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후보직 사퇴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신한 안팎에선 위 사장의 행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회장과 행장간 나이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늘 경쟁 구도를 이어온 만큼 향후 불협화음이나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신한사태라는 굴곡을 겪은 신한금융 입장에선 가장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위 사장 역시 이같은 세간의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어쨋든 위성호 사장의 이같은 결정이 차기 행장 행보에도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상경 회취위원장은 차기 행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위 사장이 유력한 후보냐는 질문에 "서열상 회장, 은행장 다음 세번째가 카드 사장이니 당연히 유력한 것 아니냐"며 "자경위에서 결정할 문제인데 추상적으로 어떤 사람이 적당하다는 정도의 얘기는 오갔다"고 털어놨다.


◇ 조용병 선점 속 후계구도 미완성

신한금융의 차기 후계구도는 아직 미완성이다. 조 내정자가 그룹의 맏형 격인 신한은행장 직을 먼저 수행했고, 또 회장직에 오르는 만큼 후계를 선점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동우 회장 이후 급격한 세대교체로 인해 차기 행장에 누가 앉든 조 내정자와의 세대 격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또다시 경쟁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높다는 얘기다. 얼마든지 역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특히나 위 사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라응찬 전 회장 시절이나, 한동우 회장 시절 모두 사장이나 행장과는 10년 안팎의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현재 회장과 행장 간에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물론 신한사태라는 전례가 있지만 이는 라 전 회장의 4연임이라는 장기집권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형진 지주 부사장이나 임영진 부사장도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꼽힌다. 현재 신한은행 부행장 대부분이 60년~61년생인 상황에서 이들이 새로운 은행장으로 선임되면 세대교체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 키는 여전히 한동우 회장에게

열쇠는 곧 떠날 한 회장에게 있다. 차기 행장은 오는 2월 중에 열릴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에서 결정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회장과 사외이사 고부인, 박철, 이만우, 이흔야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한동우 회장이 차기 은행장까지 선임하게 되는 셈이다. 형식적으론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조 내정자의 의중이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다.

신한은행장의 임기도 변수다. 통상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3년으로 돼 있다. 고 서진원 행장의 경우 신한사태 직후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임기를 물려받았고, 이후 연임하면서 3년의 임기를 받았다.

서 전 행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조 행장은 올해 3월 한동우 회장과 임기를 맞추는 차원에서 임기를 2년으로 정했다. 행장 임기 역시 자경위에서 결정하는데 2년이냐 3년이냐에 따라 조 회장 내정자의 입지와 후계구도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한동우 회장이 수렴청정까지는 아니라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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