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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인삼공사 '백년고민' 마케팅이 풀었다

  • 2017.01.24(화) 10:54

'슬럼프 극복' 인삼공사, 작년 매출 1조 돌파
'미생' 등 PPL 후 소비층 20~30세대로 확대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1899년 인삼공사의 모태 삼정과가 설치된 지 117년 만이다. 백 년이라는 시간이 보여주듯, 건강기능식품인 홍삼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기긴 쉬운 일이 아니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으로 1999년 담배인삼공사에서 분리된 첫해 인삼공사 매출은 1332억원에 불과했다. 2000년대 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홍삼이 '국민 보약'으로 자리 잡으면서 인삼공사는 급성장했다. 매출은 2007년 5000억원대를, 2011년 9000억원대를 각각 돌파했다.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9401억원(2011년), 8319억원(2012년), 7848억원(2013년) 등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 홍삼 외에 비타민, 오메가3 등 건강기능식품이 다양해졌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끊는 소비자가 늘었다.

속절없이 추락하던 매출이 바닥을 찍은 때는 2014년이다. 그해 인삼공사 매출은 8128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반등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한 방송국에서 드라마의 PPL(간접광고)을 요청하면서다. 인삼공사는 본사 로비를 촬영 장소로 빌려주는 조건으로 '아주 싸게' 광고 계약을 맺었다. 드라마 '미생'이었다.

'미생'은 소위 '대박'이 났다. 시청률은 8%를 넘었고, 바둑 열풍과 비정규직 논란을 일으켰다. 드라마 속에서 홍삼을 입에 달고 사는 등장인물(한석률) 덕에 '홍삼정 에브리타임'도 '대박'이 났다. 이 제품은 2012년 출시됐지만 큰 빛을 보지 못하다 드라마 덕에 인삼공사 내 판매순위 2위까지 올랐다.

 

드라마 '미생'에서 주요 캐럭터인 한석률(배우 변요한)이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먹고 있다.[사진=tvN드라마 캡쳐] 


이후 인삼공사는 '태양의 후예'와 '무한도전'에도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PPL방식으로 광고했다. 2016년 '홍삼정 에브리타임' 매출은 전년보다 181% 증가하며, 1위(홍삼정)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무엇보다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인삼공사의 오래된 고민을 단박에 해결했다. 그간 인삼공사는 '홍삼이 젊은 층에 팔리지 않는다'는 고민을 갖고 있었지만, 뽀족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이 가운데 드라마 속 신입사원이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먹는 모습이 나오면서 20~30대가 홍삼을 찾기 시작했다. 보통 20~30대 홍삼 구매비율은 10% 수준이지만,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28%에 이른다.

아울러 중년 여성을 겨냥한 '화애락'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87% 증가하는 등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인삼공사의 '제2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건강기능식품들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돌고 돌아 다시 홍삼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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