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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현대차]④강자들이 돌아온다

  • 2013.09.30(월) 15:11

도요타·미국 빅3 등 경쟁사들 성장세
세계 자동차 수요도 감소 전망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수요는 제자리 걸음이다. 경쟁자들은 지난 2~3년간의 부진을 털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매년 이어지는 노조의 파업에 신음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도 수입차들의 공세에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현대차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내부의 적 '노조'
②구멍 뚫린 품질경영
③수입차, 칼끝을 겨누다
④강자들이 돌아온다
⑤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2010년 일본 도요타는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에서 가속페달 결함으로 총 230만대를 리콜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수년간 도요타는 리콜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로 대변되는 미국 자동차 빅3는 이미 오래 전에 몰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안일하고 방만했던 경영은 철퇴를 맞았다. 미국 내수 시장에서조차 외면받으면서 이들을 뼈아픈 시간을 보내야 했다.

◇ 경쟁자의 몰락   

지난 2010년은 현대차에게 의미 있는 해였다.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선언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원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대차만은 예외였다.

여기에 경쟁업체였던 도요타의 몰락은 현대차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도요타와 현대차를 두고 고민하던 소비자들은 주저 없이 현대차를 선택했다.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계속 증가했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로열티는 계속 올라갔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으로 적재적소에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신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기아차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마의 장벽'으로 여겼던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유럽에서는 계속된 신차 투입으로 성과를 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0 이후 계속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에 내부적으로 무척 고무됐었다"며 "우리의 차, 우리의 전략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경쟁자의 귀환

하지만 올해 들어 현대·기아차의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밀려나 있었던 경쟁자들이 속속 귀환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리콜의 상흔을 지우고 다시 재기에 나섰다. 미국 빅3들도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9.6%였다. 지난해 5.3%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장세다. 매출액은 1219억7300만 달러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한 117억5900만 달러였다.

도요타의 질주는 엔저에 힘 입은 바가 크다.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힘입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판매망과 생산성을 무기 삼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 도요타는 지난 2010년 있었던 대규모 리콜사태의 흔적을 지우고 최근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도요타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이다. 여기에 기존 판매망 복원과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10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도요타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1010만대다. 이를 달성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사상 처음으로 한해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국 빅3도 최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점차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GM은 지난 8월 미국 시장에서 4년 11개월만에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드는 7년만에, 크라이슬러도 6년만에 월 최대 판매량을 나타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부진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8.9%였다. 작년 상반기 10.5%에서 감소했다. 여기에 내수시장에서도 노조 파업과 수입차 공세에게 밀리며 지난 8월에는 시장점유율이 70%를 밑돌았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지난 8월 8% 이하로 떨어졌다. 

◇ 엎친데 덮쳤다

설상 가상으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4077만대로 전년대비 3.5% 성장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3943만대 판매에 그쳐 성장률이 2.6%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전세계 자동차 예상 판매대수는 8020만대로 전년대비 3.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기록했던 -3.8% 이후 최저치다.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까지도 판매 부진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7.6%에 증가한 783만대에 달했으나 하반기에는 774만대로 수요가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상반기 전년대비 13.4% 증가한 838만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823만대로 상반기보다 1.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럽은 상반기에는 715만대가 판매됐지만 하반기에는 638만대로 10.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수요 감소와 경쟁업체들의 부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략, 생산 등에서 획기적이고 강력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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