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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만 빨대 꽂힌 이 느낌 뭐지?

  • 2017.02.08(수) 08:01

소득 재분배기능 OECD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
부유층 탈루율 높고, 고액체납자 징수율 3%도 안돼
성실 납세자들 "나만 더 내는 것 같다" 불만 가중


세금에 대한 납세자들의 불만은 주로 형평성에서 비롯됐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납세에 관한 국민 의식조사 결과 조세형평 측면에서 수직적 형평성, 교환의 형평성, 수평적 형평성에서 모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죠.

경제적 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세금을 덜 부담하고 있고, 나와 경제적으로 비슷한 사람들에 비해서는 내가 더 많이 내는 것 같다는 것이 납세자들의 체감입니다. 낸 만큼의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조세재정연구원 박명호 선임연구원은 납세자 개인의 심리적인 요인들이 납세순응도에 유의미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개별 납세자들이 정확하게 계량화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남들보다 더 내는 것 같고,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죠.
 
# 제 역할 못하는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
 
세금 형평성에 대한 불만은 지표로도 드러나는데요. 조세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수직적 형평을 위한 소득재분배 기능인데, 우리나라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Revenue Statistics 자료를 보면 OECD 30개국(자료가 없는 캐나다·칠레·일본·영국 제외)의 평균 세전세후 지니계수(소득분배 불평등 지표) 감소비율은 34.5%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9.2%로 OECD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상위권인 핀란드(46.7%)나 벨기에(45.1%), 오스트리아(44.2%) 등에 비하면, 세금을 걷는 행위가 소득재분배 효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
 
 
# 소득 숨기는 고소득자영업자
 
나만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형평성에 대한 의문은 또 다른 통계에서 더욱 커집니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국회예산정책처가 2014년에 발간한 자영업자 소득탈루율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전체 소득탈루율은 20.8%로 연말정산 등으로 대부분의 소득이 드러나는 근로소득자에 비해 여전히 높습니다. 특히 상위 10%인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은 33.5%에 달하고요. 고소득 자영업자 100명 중 33명 이상이 소득을 숨기는 방법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얘기죠.
 
이미 부과된 세금을 안내고 버티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성실한 납세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국세청 소관인 국세체납액은 지난해 기준 13조원에 달하는데 체납액의 징수율은 최근 5년 평균 35%에 불과합니다. 65%의 체납세금은 걷히지 않고 있죠.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하는 경우 징수율은 더 떨어지는데요. 고액체납자(국세 고액체납자명단 공개 기준 : 2011년 7억원, 2012~2015년 5억원, 2016년 3억원 이상)의 2011년 이후 5년 간 평균 징수율은 2.9%로 3%도 되지 않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과세의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개별 경제주체에게 세부담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과세기반을 넓히고 과세 사각지대를 찾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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