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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리그테이블]불황을 뚫다

  • 2017.02.08(수) 08:38

업황 부진에도 선전‥구조조정·내실경영 효과
올해 실적 작년 수준 예상‥중국변수 등 주목

철강업황은 수년간 부진을 거듭했다.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세계 철강 시장은 큰 홍역을 치렀다. 다행히 작년 중국 정부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은 다소 완화됐다. 그 덕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숨통이 트였다. 물론 공급과잉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국내 업체들의 선전도 일시적일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업체들은 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호실적을 이뤄냈다.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이 큰 힘이 됐다. 올해 철강업체들은 추가적인 제품가격 인상을 준비중이다. 원료가격 인상분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 숫자로 말한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보여지는 숫자 이면에 더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업에게 있어 숫자는 중요하다. 특히 실적을 나타내는 숫자의 반등만큼 기업 입장에서 반가운 것은 없다. 작년 국내 철강업체들이 그랬다. 오랜 불황을 잘 버텨낸 결과, 국내 철강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받아들었다.

대표주자인 포스코는 작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 증가한 2조84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5조4340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바닥을 친 이후 작년 반등에 나섰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골칫덩이였던 해외 철강 법인들이 흑자로 돌아섰다. 수익의 원천인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었다. 포스코는 내부 수익 창출만으로 1조4000억원을 확보했다.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0.4%로 낮아졌다. 연결기준 차입금은 전년대비 2조5152억원이 줄었다.

▲ 단위:억원.

현대제철은 작년 1조44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제품 가격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되지 못한데다 평균 판매 단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한 탓에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2.8% 늘어난 8340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의 증가는 수익성은 지켰다는 의미다.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재무구조개선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제3고로 완공 이후 약 3년간 약 2조원에 달하는 차입금 상환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2013년 말 12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작년 89.9%까지 낮췄다. 그 결과 지난해 국제 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받았다.

동국제강은 철강 3사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이뤘다. 조선, 건설 등 후판 수요 산업들의 부진과 업황 침체 탓에 적자의 늪에서 허덕였던 동국제강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작년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7% 증가한 2570억원이었다.

2년 연속 실적 고공행진을 이룩하면서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도 이뤄냈다. 작년 말 외화사채 1억5000만 달러를 조기 상환하는 등 차입금 3272억원을 갚았다. 이를 통해 차입금 의존도를 40.6%까지 낮췄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공모사채 1700억원을 현금 상환했다.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 '약(藥)'이 된 구조조정


국내 철강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기초 체력이 튼튼하지 못한 업체들은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고 수요는 없는 상홍이 지속되다 보니 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셈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가장 활발하게 구조조정에 나섰다. 핵심은 철강업 이외에 비철강 산업까지 안고 갈 여력이 없었다. 게다가 문어발식 확장으로 본업을 갉아먹는 군더더기 사업들이 너무 많았다. 이에 따라 권오준 회장을 필두로 포스코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들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여기서 창출된 현금은 본업인 철강업 강화에 투자했다. 철강기업은 철강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 포스코는 최근 3년간 목표로 설정한 총 149건의 구조조정 중 작년까지 126건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5조8000억원의 재무구조개선 효과를 거뒀다.

▲ 작년 국내 철강업체들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내실 경영을 퉁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업황 부진이라는 악조건을 이겨냈다.

동국제강은 대표적인 구조조정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동국제강의 강점은 후판에 있었다. 하지만 수요 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자 동국제강도 어려움을 겪었다. 늘 적자에 허덕였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돌파구를 찾던 동국제강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주력인 후판사업을 축소키로 했다.

후판사업을 축소하고 사옥을 매각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립에 나섰다. 후판사업의 빈 자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으로 메웠다. 당시 업계와 시장에서는 동국제강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모든 우려를 실적으로 불식시켰다. 실적 반등은 물론 제대로된 구조조정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현대제철은 여타 업체들에 비해서는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라는 든든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어 다른 업체들과는 상황이 달랐다.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에 나섰다. 초고장력강판과 내진용 형강 등 수요 산업이 요구하는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에 힘썼다. 구조조정보다는 내실 경영에 주안점을 뒀고 그 결과,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 희망을 보다

올해 철강업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오랜기간 지속됐던 공급과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중국이 구조조정에 나섰고 소기의 성과도 거뒀지만 지속성 여부는 아직 의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일시적인 호황기를 틈타 다시 가동률을 높인다면 불황으로 재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여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로 희망적인 시선으로 올해를 보고 있다. 철강업체들이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 인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서였다. 수요는없고 재고만 쌓이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릴 수는 없었다.

작년 국내 업체들이 중국의 구조조정에 반색한 것은 공급 과잉이 소폭이나마 해소되면서 제품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국내 업체들은 제품 가격의 인상을 단행했다. 아울러 작년 말부터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 가격도 상승 추세에 있어 올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할 명분은 충분하다.

▲ 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단위:달러/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작년 1월 초 톤당 43달러선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1년이 지난 이달 초 톤당 83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석탄 가격도 작년 1월 초 톤당 54달러였던 것이 이달 초 톤당 90달러까지 상승했다. 작년 말에는 최고 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다시 하락했지만 작년 초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1분기 내에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재 각 자동차 업체들과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톤당 8만원 이상 이후 지금까지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톤당 13만원 전후의 인상안을 관철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작년 대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아도 작년 수준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과잉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만해도 선방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한 만큼 작년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구조조정 효과 현실화와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시장을 면밀히 살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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