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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초딩 잡아라'..연간 3000억 '큰손'

  • 2017.02.08(수) 11:21

초등생 스마트폰 보유율 50%…130만명 규모
초등 전용 요금제 업그레이드 해 수익모델화

통신사들이 초등학생에 특화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해서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단순히 보면,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하고 있는 흐름에 대응하고, 미래 고객도 확보하는 차원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 월 2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시킬 경우 최대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되는 큰손이 초딩 고객이다.

▲ [사진=KT]


◇ 초등학생 스마트폰 보유율 '쑥쑥'

8일 교육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 267만3000여명 가운데 휴대폰을 보유한 학생은 전체의 61.1%에 해당하는 163만3700여명에 달하며, 스마트폰 보유 학생 또한 49.6% 수준인 132만4800여명으로 추정된다.

저학년(1~3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작년 45.9%로 지난 2014년 33.8%에서 12.1%포인트(p) 증가했고, 고학년(4~6년)의 경우 같은기간 18%p나 급증한 7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은 이에 대응해 초등학생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해 출시하고 있다. 요금제의 기본 형태는 대동소이하지만, 초등학생의 데이터 사용 패턴을 고려한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최근의 변화다.

▲ 초등학생 스마트폰 보유율 추이. [자료=KISDI]


지난 6일 KT는 만 12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Y주니어'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요금이 1만9800원인 'Y주니어'는 기본 데이터 900MB를 제공하고, 이를 다 쓰면 최대 400Kbps의 속도로 계속해서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설계되는 등 데이터 사용에 특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부모가 자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지킴이', 스마트폰 사용 제한 시간을 설정하고 유해 앱과 사이트를 차단해주는 '자녀폰 안심' 등의 기능도 제공된다.

기본제공 음성통화가 제공되지 않아 통화를 하면 요금을 더 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초등학생이 지정한 KT 가입자 2명과 무제한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문자는 매일 200건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SK텔레콤은 이미 작년 5월 만 12세 이하 전용 요금제인 '쿠키즈18'을 선보인 바 있다. 월 요금은 1만9800원으로 KT와 동일하지만, 디테일이 다르다. 음성통화의 경우 60분은 기본 제공되는 게 KT보다 나은 점이며, SK텔레콤을 쓰는 가입자 2명과 무제한 통화할 수 있는 대목은 같다.

데이터를 500MB 쓸 수 있는 점은 KT보다 못하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방과 후 시간에 할인 혜택을 집중했다.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는 데이터를 2MB를 써도 1MB만 차감되는 것이다. 문자는 무제한 쓸 수 있으며, 자녀의 위치와 스마트폰 사용 현황 등을 파악하고 유해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 등은 유사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초등학생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가 없다. 이 회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 초등학생은 만 4~18세까지 사용 가능한 '청소년 스페셜'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경쟁사보다 다소 비싼 3만2890원이나,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는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데이터는 750MB 쓸 수 있고 소진시 400Kbps 속도로 제공되며, EBS 등 교육 콘텐츠를 3GB까지 쓸 수 있게 구성됐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통신사의 노림수는

통신사들은 이같은 요금제를 통해 가족 구성원 전체를 고객으로 확보할 기회를 노린다. 초등학생 전용 요금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하려면 부모와 자녀가 같은 통신사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사 서비스를 경험시켜 미래 고객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시도이기도 하다.

특히 통신사들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돈 벌 생각은 아니다"라고 설명하지만, 스마트폰을 쓰는 초등학생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잠재적 매출 규모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132만 초등학생이 2만원 수준인 전용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를 단순히 계산해보면, 연간 3179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본요금으로 이용할 수 없는 음성 통화와 각종 부가 서비스 등을 초등학생들이 이용하는 데 따르는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이런 전망은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50% 수준인 점을 전제로 하므로 관련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초등학생 요금제에 신경을 쓰는 것은 특정 연령대 고객 확보 차원을 넘어 가족결합 판매와 함께 미래고객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초등학생의 사용 패턴에 대응하면서도 스마트폰 중독이나 과다 사용 등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한 장치 등을 마련해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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