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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차이니즘]⑥위안화 흔드는 미국 득실은

  • 2017.02.13(월) 13:57

美의 對中정책 불확실성에 시장혼란
"성장 잠재력 여전, 우려 대신 기회로"

중국 자본시장이 연초부터 혼란에 빠졌다. 요동치는 중국 위안화, 급격히 빠져나가는 외화 때문이다. 올해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이 혼재되면서 이전보다 상황이 더 안좋을 것이란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소문만 무성해 시장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관련 정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중국 자본시장은 충분히 회복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시점에선 미국 정책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 추이를 지켜보며 중국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 정책 안갯속 불확실성 확대

 

연초부터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중국의 환율불안 및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손을 대비해 중국 시장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해 10월 초 달러 당 6.67위안에서 12월 말에는 6.95위안으로 4.2% 상승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역시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11월에는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규모인 690억 달러가 감소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중국 외환 보유액은 3조 달러가 무너져 2011년 3월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은 위안화 강세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으로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꼽으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적자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위안화 약세와 강세 요인이 혼재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예측하기 힘든 까닭이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가 되는 BHC(베넷·해치·카퍼, 무역촉진진흥법) 법안에 따르면 환율조작국 지정조건은 ▲미국과의 교역관계에서 일방적인 불균형으로 대미 무역흑자 연 200억 달러 이상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초과 ▲연간 GDP 2%를 초과해 달러 순매수 시장개입 등이다. 이 중 2가지 조건을 초과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다.

 

중국는 지난해 10월 보고서 기준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 법안 기준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 힘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이 변수다. 트럼프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을 경우 미국은 경제적 이득 뿐 아니라 손해도 발생한다.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을 함부로 밀어붙이기 힘을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오는 이유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중국 정부 역시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득과 실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지나친 우려는 금물.. 중국 성장세 여전

 

올 초 위안화 환율과 중국 외환보유액 상황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가 컸던 1년 전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기를 경험해본 만큼 당시의 위기를 반복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선 중국 정부에 의해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자본통제가 1년 전보다 강화돼 투기 수요가 억제되고 있다. 또 단기외채(1년 내에 상환해야하는 외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외화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1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2조9982억 달러로 집계됐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여겼던 3조 달러 벽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달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들면서 안정을 찾는 중이고, 현 외환보유고 수준도 위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억제능력이 건재하고,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이 적정 보유액을 웃돌고 있다"며 "중국 경기 펀더멘탈도 개선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가 큰 틀에서 하방 리스크가 잘 관리되고 있어 향후 중국 경제는 안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버텨낼 수 있을 만큼 경제 체력을 갖췄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조사기관 게이브칼 드레고노믹스 공동창업자 아서 클로버는 “중국 정부는 무역 전쟁에 대응할 재무적 역량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방안 등 행동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내 자본유출을 걱정하는 대신 향후 중국 자본시장에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5~6%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자본시장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요국보다 낮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 비중, 정부의 직접금융 육성정책 등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증시 투자 유인은 다양하다”며 “선강퉁 출범과 함께 중국 주식시장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고, 올해 6월 A주(중국 본토 주식)의 MSCI EM지수 편입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중국 자본시장의 대외개방 및 외국 자본 유입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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