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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리그테이블]①신한 vs KB, 올해가 진검승부

  • 2017.02.13(월) 17:35

일회성 이익과 비용 빼면 순이익은 엇비슷한 규모
신한 최강팀 출범 vs 윤종규 연임 기로...경쟁 격화

9년간 업계 1등을 지켜온 신한금융지주와 왕년의 리딩뱅크였던 KB금융지주 간에 진검승부가 올 한해 펼쳐질 전망이다. 


KB금융은 늘 발목을 잡혀온 인건비 부담을 지난 2년에 걸쳐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실적 개선에 동력을 불어 넣었다. 지난해 순이익 격차는 여전히 6311억원으로 벌어져 있지만, KB나 신한 모두 일회성 이익과 비용 요인을 제외하면 엇비슷한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어 올 한해 흥미진진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볼 때도 올해는 양 그룹사 모두에 의미가 남다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은행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면서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해가 되고, 신한금융은 자칭 최강팀인 '조용병 회장-위성호 신한은행장' 체제의 출범 첫 해를 맞는다.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미묘한 분위기 역시 실적 경쟁을 부추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 일회성 요인 빼면 이익창출력 면에선 근접


주요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저금리 등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2011년 이후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자세히 뜯어보면 이익과 비용 면에서 일회성 요인이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보험사의 휴면예금 등에 대한 이연법인세 효과로 연간 3530억원의 이익을 더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현 KB증권)과 KB손해보험 지분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 7000억원이 발생했다. 이 덕분에 KB금융은 인건비 부담을 일시에 털어냈다.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8447억원의 비용을 썼지만 손익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기준으로 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2800명의 희망퇴직으로 8072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이익은 1조원을 넘지 못했다. 다만 이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1조4610억원의 순익을 낸 셈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의 순익 1조9403억원에서 이연법인세 효과 3300억원을 제외하면 1조6103억원으로 엇비슷한 이익 규모다. 해볼만한 싸움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KB 발목잡았던 인건비 부담 줄였다

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영업이익 자체로는 근소한 차이지만 국민은행이 앞선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임직원 수가 신한은행보다 6000명이나 더 많다. 게다가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판관비가 4조2690억원으로 신한은행(2조8899억원)과는 크게 벌어져있다. 비용효율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경비율(CIR)도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으로 74.7%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52.1%다.

 

국민은행은 올해 임직원 수 격차를 3600여명 수준으로 좁혔다. 비용효율성을 나타내는 CIR 역시 50%대 초반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이익이 정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인 것 자체가 성과"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올해 순익예상치는 신한금융이 2조4000억~2조5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KB금융의 2조2000억원 안팎 수준을 웃돈다. 하지만 KB금융이 올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조금 더 많다는 측면에선 KB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에 이어 KB손보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그만큼 순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정책에 따른 환입 가능성과 전략에 따라선 유가증권 매각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금호타이어 매각에 다른 관련이익 580억원 인식이 가능하고, 보유 SK주식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매각으로 약 5000억원 내외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증권에 이어 손보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선두와의 차이를 좁히고, 유가증권 매각 등이 더해지면 선두탈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자칭 최강팀 출범 신한 vs 되레 느긋한 KB "시총도 잡는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올해 KB에 따라잡힐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회장과 행장 체제가 출범하고, 우리도 안잡히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순익은 물론이고 시가총액이 1.2배는 돼야 하는데 아직 멀었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 관계자는 "과거 KB가 신한에 시총 기준으로 1위를 처음 뺏긴 것이 2008년이고, 이후 2년 몇개월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010년에 완전히 뺏겼다"면서 "1위를 완전히 뺏기는데 2년여가 걸렸듯이 되찾는데도 그 시간 만큼 걸리고 또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신한금융 주가는 4만7100원, KB금융은 4만7950원이다. 다만 시가총액은 각각 22조3348억원과 20조484억원으로 신한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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