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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어디로]'해체 예고' 미래전략실, 유효기간은?

  • 2017.02.21(화) 09:44

총수 공백에 '전략적 기능' 오히려 커져
정기인사·조직개편 계획도 수정 불가피

이재용 부회장의 전격 구속으로 삼성그룹 경영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그룹 창립이래 초유의 일이고 아무 준비도 없이 맞닥뜨린 상황이라 혼란은 더 심하다. '시스템의 삼성'이라는 얘기처럼 삼성의 업무처리는 어느 조직 못지않게 체계적이다. 하지만 그룹의 미래가 달린 현안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도하던 과제들은 지속성을 갖기 힘든 처지다. 이 부회장 공백기, 삼성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이슈를 중심으로 진단해본다.[편집자]

 

 

"미래전략실에 관해 오늘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선대 회장께서 만들었고, 회장께서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이나 의원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했다. 삼성그룹 경영의 한 축으로 분류되는 미래전략실 해체는 단순한 조직의 변화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기조 전체가 바뀌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병철 선대회장 당시 비서실 조직으로 출범했던 미래전략실은 이후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 명칭이 바뀌었지만 큰 역할은 그대로 유지됐다. 미래전략실은 말 그대로 중장기 성장전략, 각 계열사들의 사업이나 투자에 대한 조율, 계열사 감사, 기획, 법무 등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현안들을 조율해왔다. 각 팀들은 사장, 부사장급들이 팀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미래전략실의 해체는 곧 그동안 지속해온 삼성그룹 경영의 틀이 바뀔수도 있다는 의미다. 과거 삼성의 성장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결정과 미래전략실의 기획, 각 계열사의 실행능력 등은 이른바 '3대 축'으로 불려왔다.

 

실제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한 이후 재계에서는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이사회 기능 강화를 대안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상당부분 이관해 새로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지 않겠냐는 관측이었다.

 

또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된 만큼 지주회사에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예상됐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중심,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가 그룹 전체를 이끄는 구도였다.

 

▲ 삼성 미래전략실

 

삼성도 이 부회장의 발언이후 미래전략실 해체를 준비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이달초 "약속한 대로 미래전략실은 해체한다"며 "특검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해체작업을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삼성의 이같은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시만 해도 이 부회장의 공백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면 삼성 경영의 '3대 축'중 계열사만이 남는 만큼 이는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미래전략실을 주축으로 이 부회장의 재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 역시 해체를 단행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전략실 해체 시점과 함께 지난해말부터 계속 연기된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이 특검이 끝나는 시점에 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한 쇄신안을 내놓고 이후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의 퇴진 당시 보다 지금의 삼성이 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나 결과 등이 상당부분 정리돼야 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한 일련의 작업들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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