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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증시'에 증권사 순익 다시 곤두박질

  • 2017.02.27(월) 15:58

주식시장 침체로 수수료·자기매매익 등 감소
초대형 IB육성책과 각종 규제 완화 효과 볼까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다시 곤두박질했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데다, 연말 충당금 적립 이슈와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운용 부담까지 더해진 탓이다. 정부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비롯해 각종 증권산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실적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 지난해 증권사 순익 2.1조원…전년대비 33.9%↓

작년엔 주식 매매시간 연장과 국내외 우량기업 상장 유치 등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의 이익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회사 53곳의 순이익은 2조1338억원으로 전년보다 33.9%나 줄었다. 순이익이 1조원 이상 줄면서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2.7%포인트 하락한 4.6%에 그쳤다. 2014년 1조6833억원에서 지난 2015년 3조2268억원으로 순이익이 두 배가량 늘면서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수료 수익과 자기매매 손익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수익 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7조49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5% 줄었다. 대형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에 따른 IB 관련 수수료가 1조3049억원으로 전년보다 6.1%가량 늘었으나, 수탁 수수료가 3조7161억원으로 무려 19%나 줄면서 수수료 수익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5200억원으로 전년대비 8300억원(-15.5%)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주식시장 침체로 주식관련 손익이 41.5%나 줄어든 3159억원에 그쳤고,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채권관련 손익도 23.6% 감소한 3조9810억원으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운용 손실이 확대되며 파생관련 손실도 1조8349억원으로 손실폭을 키웠다.


◇ 초대형IB 육성 등 각종 규제 완화 기대감

경기침체 장기화와 시장금리 상승 우려로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미지근하다. 업계는 적극적인 정부 정책만이 주식시장과 증권업계 모두를 살릴 수 있다며, 올해 구체화하는 IB육성방안과 규제 완화책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올해 4월부터 도입될 예정인 초대형 IB 육성 방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하고, 8조원 이상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해진다. 해외 대형 IB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대형 증권사 육성이 목적이어서 대형사와 특화 증권사를 위주로 이익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증권사 수익에서 IB 부문은 선방했다. 따라서 대형사들은 정부의 육성책에 기대 IB 영업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신규 업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시장 선점에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장외파생상품 건전성 규제 완화도 기대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증권사 장외파생상품 매매제한 기준을 영업용순자본비율(옛 NCR) 200%에서 순자본비율(신 NCR) 150%로 바꾸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증권사 건전성 규제는 이미 지난해 변경됐지만 장외파생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는 두 가지 비율을 모두 준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번 규제가 완화되면 옛 NCR 기준을 적용하면 영업용순자산비율이 200∼300% 수준이던 증권사도 신 NCR 기준을 적용하면 순자본비율이 평균 1600%까지 대폭 증가해 최대 8배가량 투자 여력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오고 있는 증권업 관련 정책들이 단순히 신규 업무를 허용해 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대된 자본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각 증권사가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특화된 활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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