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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에어컨의 심장 '컴프레서' 들고 해외로 나간 까닭

  • 2017.03.03(금) 14:44

국내선 이미 인버터형이 대세..해외서도 곧 무르익어
에어컨 비롯해 냉장고·세탁기 등 全가전에 확대적용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에어컨'을 검색하면 계절가전 항목에서만 6만2000여개에 달하는 상품이 올라온다. 10원짜리 미끼상품부터 3000만원이 넘는 항온항습기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성능이나 디자인, 가격이 제각각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찾으라면 모든 에어컨에는 '컴프레서(compressor)'라는 장치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냉매를 압축시켜 방안의 온도를 낮추는데 쓰이는 컴프레서는 인체로 비유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만약 컴프레서가 고장나면 에어컨을 통째로 교체하는 게 나을 정도로 수리비가 만만찮게 나온다. 냉장고에도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장치가 컴프레서다.

컴프레서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가전업체 기술력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LG전자다. 지난해 9월 현재 국내에서만 2700건, 미국과 유럽에선 각각 500건, 12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가 만든 컴프레서의 40% 이상을 다른 회사들이 자신의 제품에 장착하려고 사간다.

 

▲ LG전자가 해외시장에 출시하는 생활가전 모든 제품에 고효율, 고성능, 저소음 등에 탁월한 인버터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LG전자 태국법인이 2일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한 '인버터 가전 공개 행사'에서 주요 거래선들이 '듀얼쿨 인버터 에어컨'을 보고 있다.

 

컴프레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정한 속도로 작동하는 정속형과 운동속도를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는 인버터형이다. 에어컨이나 냉장고는 컴프레서 내 모터를 얼마나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력효율, 소음 등이 좌우되는데 한번 켜면 일정한 전압이나 주파수만 유지되는 정속형보다는 인버터형이 더 뛰어난 기술이다. 정속형은 켜거나 끄는 기능 정도만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국내에선 저가형 벽걸이 에어컨에서 정속형이 주로 이용되고, 스탠드형을 비롯한 대개의 에어컨은 인버터형을 사용한다. 희망온도에 도달하면 그 뒤에는 알아서 온도를 유지해주는 제품들이 인버터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동일한 벽걸이 에어컨이라도 인버터형은 정속형에 비해 30~40% 비싼 편이다. 대신 냉방속도가 빠르고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도 인버터형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동남아나 중동 등 해외에선 다르다. 벽걸이형 에어컨을 주로 쓰는 이들 나라에선 3분의 2가량이 정속형 컴프레서 제품을 사용한다. 소득수준이나 생활문화, 제품 개발속도 등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속형 제품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다보니 인버터 에어컨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측면도 있다. 

LG전자는 해외에서도 조만간 인버터형이 정속형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해외에서 출시하는 제품에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컴프레서를 장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스탠드형 에어컨이나 일부 벽걸이형 에어컨,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에만 인버터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를 모든 제품군으로 확대키로 한 것이다. 통돌이 세탁기와 청소기에 쓰이는 모터에도 인버터 방식의 모터를 탑재키로 했다.

LG전자는 인버터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일 태국 방콩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주요 거래선을 불러 '인터버 가전 공개행사'를 열었다.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현지 거래선과 미디어 대상의 소개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전략상품인 '듀얼쿨 인버터 에어컨'을 집중 부각할 방침이다. 이 에어컨은 냉방속도는 40% 빠르면서도 에너지를 70% 절감해주고 진동은 80% 이상 줄인 제품이다.

송대현 LG전자 사장은 "에너지 효율은 물론 고성능과 저소음에도 탁월한 인버터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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