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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28 쇄신]⑤이사회의장 ‘빗장’ 확 열릴까

  • 2017.03.06(월) 13:30

삼성전자등 작년 3월 주총때 외부개방 근거 마련
삼성전기外 대다수 계열사들 여전히 대표가 겸직

삼성그룹이 강도 높은 ‘2·28 경영쇄신안’을 통해 미래전략실 해체와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선언하면서 계열사 이사회의 권한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미전실의 폐쇄적인 의사결정을 청산함으로써 투명 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2015년 8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지배구조를 안정화시킨 후 부쩍 공들여왔던 일련의 경영 투명성 확보 조치들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맞물려 이사회의장에 대한 외부인사의 문턱이 이번 기회에 확 낮아질 수 있을지 관심 대상이다. 지난해 초 경영 투명성 확보의 일환으로 도입됐지만 근거만 마련해 놨을 뿐 삼성전자 등 대다수 계열사들은 예전처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계속 맡아온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작년 3월 이사회 의장직을 외부에 개방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이 정기주총에서 기존에 대표이사로만 제한했던 이사회 의장 선임 대상을 이사회 모든 멤버로 넓힐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사외이사 중에서도 이사회 의장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 선임 원칙을 2016년 8월 법 시행에 앞서 미리 도입했다.

이사회 의장은 말 그대로 이사회 운영을 책임지며 이사회 소집권한 등을 행사한다. 비록 일반적인 경영현안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독립성을 유지하며 경영진을 견제한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려는 주주친화 정책의 하나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조치였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기만이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에게 계열사 중 처음으로 의장 의사봉을 맡겼을 뿐 주요 계열사들은 여전히 종전처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을 제외하고 삼성그룹내 유일한 부회장인 권오현 대표가 의장을 겸직한다. 삼성물산의 경우도 3개 부문 대표 중 가장 비중이 큰 건설부문을 총괄하는 최치훈 대표가 의사봉을 잡고 있다. 삼성SDI 조남성 사장, 삼성SDS 정유성 사장,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 등도 마찬가지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오는 24일 일제히 2016사업연도 결산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주총을 통한 이사 선임·퇴임 과정을 통해 앞으로 1년간 계열사를 끌고갈 이사회의 진용이 꾸려진다. 

독립 경영 및 투명 경영의 출발점에 선 삼성 계열사들이 이사회 의장 외부 개방 역시 본격적으로 실제 운영에 들어갈지 주목받는 대목이다. 경영진은 경영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건강한 경영을 감시하는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이사회의 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이후로 각자도생을 강조하며 각 사 이사회 의장 선임건 역시 그룹 차원이 아닌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이사회의장 선임은 이제 그룹 차원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각 사 이사회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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