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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지는 국산맥주...하이트진로 희망퇴직

  • 2017.03.10(금) 11:37

5년만에 희망퇴직 실시..작년 알짜부동산도 팔아
수입맥주 공세·롯데 증설 등 경쟁치열

[사진: 이명근 기자/qwe123@]

 

하이트진로가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맥주 사업부 수익성 악화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수입맥주 공세가 강화되는 한편 국산 맥주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하이트진로 맥주사업부 영업손실은 200억원이 넘었다.

◇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회사 인트라넷에 '희망퇴직을 진행하겠다'는 공고를 올렸다. 희망퇴직은 전직원이 대상이며, 앞으로 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말에 희망퇴직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은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퇴직금과 함께 30개월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학자금과 해외여행상품권, 창업지원대출금 등도 지원한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말 노무담당 임원으로 홍성암 전무를 영입했다. 대우그룹과 태광산업 등을 거쳐 노무사 사무소 프린켑스 대표를 지낸 그를 영입하자 노조는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노 전무 영입 4개월 만에 희망퇴직이 실시된 것이다.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 작년 맥주사업 손실 217억

하이트진로가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 측이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든 것은 맥주사업부의 부진 탓이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14년간 지켜온 맥주 1위 자리를 오비맥주에 내줬다. 이후 두 회사 점유율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하이트진로 맥주사업부는 지난해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맥주사업부 매출은 8027억원으로 2015년보다 7.7%(670억원) 줄었다. 이 여파로 소주 사업부가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하이트진로는 작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5월 청담동 건물을 390억원에, 10월엔 서초동 부동산을 91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작년 5월 계열사(하이트진로에탄올) 주식을 735억원에 처분했다.

하이트진로는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맥주사업부 영업 전략도 바꿨다. 그동안 맥주 사업부 전략이 '1위 탈환'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수익성 회복'에 중심을 맞추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맥주사업부에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과도했던 마케팅 비용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qwe123@]

 

◇ 수입맥주 급성장

국내 주류 업계는 술 문화가 '회식'에서 '혼술'로 바뀌고, 폭탄주 자리를 수입맥주 등이 채우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시장은 2015년보다 5.2% 늘었다. 맥주시장이 커진건 수입맥주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국산 맥주 판매량은 소폭(0.3%) 감소했다. 

주요 업체간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3위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롯데주류)는 올해 상반기 생산량을 3배로 늘릴 예정이다. 작년 3분기 롯데주류 영업이익(232억원)은 46% 급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사업 수익성이 좋다고 너도나도 물장사에 뛰어드는 것은 좋지 않다"며 "주류회사도 각자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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