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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 있고 삼성엔 없다…'이름값'에 울고 웃는 증권사

  • 2017.03.10(금) 14:29

증권사 브랜드 사용료 '희비'
실적 부진 증권사엔 '이중고'

브랜드가 돈인 시대에 이름값은 필수다. 특히 대기업들에 상표권은 중요한 자산이 된다. 그러나 이름값을 내야 하는 계열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증권사들의 모그룹의 후광을 업고, 계열사로부터 퇴직연금이나 금융거래 등 얻는 이익도 쏠쏠하지만, 업황이 녹록지 않아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는 덤으로 나가는 가외 비용이 되고 있다.

 

 

◇ 브랜드 사용료 내는 곳 '제각각'

 

브랜드 사용료는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이 이름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것이다. 돈이 되는 무형자산의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 사용료는 소유권자에게 쏠쏠한 수익을 주고 계열사나 관계사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효과를 낸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경우 대부분 계열사 지위에 놓이면서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증권사들이 대부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 상표권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2019년 말까지 3년간 191억2000만원에 달한다. 브랜드 사용료로 매년 60억원이 넘는 지출을 하는 셈이다.

 

NH투자증권도 NH농협지주에 매년 브랜드사용료를 내고 있다. 지난해 NH농협지주가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브랜드 사용료 명목의 농업지원사업비는 3834억원에 달했고 이 중 NH투자증권은 158억원을 부담했다.

 

KB증권도 올해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한다. KB 브랜드 소유권 주체는 KB국민은행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도입함에 따라 KB증권도 브랜드 사용료로 낼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신한금융지주가 2008년부터 브랜드 수수료 제도를 운용하면서 브랜드 사용료가 매년 책정되고 있으며 메리츠종금증권도 메리츠금융지주에 40억원 안팎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브랜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하나은행이 브랜드 사용료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부담이 없다. 삼성증권이나 동부증권 등 동일한 이름의 모기업을 두고 있으면서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증권사도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 브랜드 소유권을 한 계열사가 가지고 있지 않고 관계사 모두가 공동상표권자로 돼 있는 케이스다.

 

오히려 브랜드 사용료를 챙겨 받는 곳도 있다. 대신증권은 2015년부터 '대신' 상표를 쓰는 관계사들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이 대표적이다.

 

 

◇ 실적 부진 증권사에 '이중고'

 

브랜드 사용료는 지주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으로 작용하지만 업황과 상관없이 꼬박꼬박 내야 하는 계열사 입장에서는 부담이고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더 커질 수 있다. 

 

통상 계열사 매출액에서 0.1~0.3%가 지급돼 실적과 연동되지만 몫돈이 나가면서 수익성 지표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벌이 자체가 시원찮은 시기엔 규모와 상관없이 비용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자회사의 경쟁력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요율을 메기는 것도 불합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랜드 사용료는 대개 영업수익에서 광고비를 제외한 후 정해진 요율을 곱해 계산해 이익이 줄더라도 매출이 늘거나 그대로이면 브랜드 사용료가 줄지 않게 된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1608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년간 한화 브랜드 사용료로 한화에 54억6100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16년 사용금액인 44억9000만원보다 21.6%나 인상된 금액으로 브랜드 요율이 기존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SK증권도 지난해 114억원의 순익으로 전년 대비 50%이상 이익이 급감했지만 매출은 2015년 4700억원에서 4671억원으로 소폭 감소에 그쳐 이익은 반토막이 난 반면 매출액 기준으로 책정되는 브랜드 사용료의 경우 전년 수준과 엇비슷한 수준을 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SK그룹은 계열사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를 브랜드 사용료로 수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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