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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아져도 삶의 질은 "별로"

  • 2017.03.15(수) 16:12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 10년 전과 비교하니
GDP 29% 증가할 동안 삶의질 향상 12% 그쳐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국민 삶의 질은 경제 성장률보다 개선 속도가 더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공동체 영역에선 삶의 질이 되려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과 임금, 주거 등 기본적인 생활 지표에서 개선 속도가 느렸고, 반면 교육과 안전 영역의 경우 경제성장 속도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가 양적인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15일 국내 최초로 내놓은 지표다. 경제활동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GDP의 경우 분배와 삶의 질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6년을 기준년(100)으로 정하고, 이후 10년간의 추이를 계산해 2015년 종합지수를 발표했다.

◇ 국민 삶의 질 개선, GDP 성장의 41% 수준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10년간 11.8% 늘어난 111.8이다. 이는 같은 기간 실질 GDP 증가율 28.6%의 41% 수준이다. 통계청 측은 "이번 종합지수를 만들기 위해 참고한 캐나다 웰빙지수 역시 10년간 GDP 증가율의 4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통계청

종합지수는 통계청이 2014년부터 내놨던 '국민 삶의 질 지표' 12개 영역의 80개 지표를 활용해 산출했다. 영역별로 보면, 교육(23.9%)과 안전(22.3%)의 경우 GDP 증가율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보인 반면, 가족·공동체(-1.4%), 고용·임금(3.2%), 주거(5.2%) 영역은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가족·공동체의 경우 금융위기(2007~2009년) 기간에 급격히 추락했다가 이후 눈에 띄는 개선을 하지 못한 점이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령화 추세에 따라 독거노인 비율이 늘었고, 한부모 가구 비율도 증가했다. 십만 명 당 자살률이 2006년 21.8명이었다가 2015년 26.5명으로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거와 고용·임금 영역의 경우 완곡한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2014년부터 정체하는 모습이다. 주거 영역 중에선 통근·통학 시간과 주거 비용이 늘었고, 주거환경 만족도는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체했다. 고용·임금 영역 중에선 고용률과 실업률은 대체로 상승 곡선을 나타냈지만, 일자리 만족도가 낮아졌다.


◇ "교육 등 일부 체감과 다르다" 지적도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지난 10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국민의 체감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개선세가 뚜렷한 교육의 경우, 실제로는 공교육의 신뢰 저하와 교육비 부담 등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삶의 질은 국제적으로 '웰빙'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는 다르다"며 "우리나라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하락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 영역의 경우 고등교육 이수율과 유치원 취원율이 나아졌고,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도 지표상으로는 악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삶의 질 개선 속도가 경제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며 세계적으로 목격되는 현상"이라며 "경제 성장과 '삶의 질' 개선의 괴리 현상은 향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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