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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내렸는데..증시 `최고가 퍼레이드` 동참할까

  • 2013.05.10(금) 10:45

정책공조 시너지 기대감에 대형주등 주목..엔저 복병은 여전

글로벌 부양 바람을 타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그동안의 정책공조 논란과 함께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 등 여타 선진국 증시처럼 우리도 정부 부양을 등에 업고 높게 비상할 수 있느냐다. 현재 미국과 독일 증시는 사상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웃나라 일본 역시 연초 이후 전세계 상승률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일단 금리인하 자체는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전망이지만 얼마나 약발을 발휘할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 금리인하 드디어 시동 걸렸다..추가 인하 기대도 나와

 

한국은행이 오랜 기다림 끝에 단비를 내렸지만 한은에 대한 평가만큼은 냉정했다. 금리인하가 반갑긴 해도 한달만에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인 한국은행과 김중수 총재에 대한 신뢰는 더 바닥으로 내려앉게 됐다.

 

금리인하 자체 만큼은 시장으로서 환호할 만한 뉴스다. 드디어 한국도 글로벌 통화부양 흐름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과 일본의 엄청난 부양에 따른 통화 약세가 부담을 준 것은 물론 증시에서 역시 디커플링이 지속되며 우리 증시는 마음 고생이 여간 심했던 게 아니다. 드디어 재정과 통화정책 사이의 공조가 이뤄지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아직까지 예단은 힘들지만 금리인하에 시동이 걸리자 한쪽에서는 추가 인하 기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은의 굳은 심지가 흔들리는 것이 확인되자 연내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가 조금씩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쪽은 엔저 등에 따른 경기위축 등으로 금리인하 명분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책당국이 단기간 안에 공조를 집중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중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추경예산과 금리인하가 코스피 상승동력으로 작용한 예(자료:우리투자증권)

◇ 우리 증시도 좀 날아보자..긍정적인 기대감 형성중

 

전날(9일) 코스피는 금리인하 덕분에 60일선을 한달여만에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순매수가 이를 이끌었는데 시장 심리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최근 대규모 추경에 이어 금리인하가 보조를 맞추면서 정책조합에 따른 시너지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1년과 2003년, 2009년 당시 추경과 금리인하가 동반됐고 주식시장이 강하게 상승한 바 있다. 이경민 우투증권 연구원은 "세 번 모두 평균 38.8%에 달하는 강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물론 증시가 상승추세로 전환화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증권 연구원도 "정책 조합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로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간 수익률 갭 축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KTB증권은 전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을 반영해 코스피 반등 목표치를 2010~204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 낙폭과대 대형주 힘받나..금리인하 단골 수혜업종 주목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삼성증권은 금리인하 발표 직후 코스피는 오름폭을 키운 반면, 코스닥은 하락마감한 것에 주목했다. 금리인하를 통해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에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심화됐던 중소형주의 쏠림 현상 완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 증시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대 악재가 외국인인 만큼 공격적인 부양에 나선 일본에 이어 이제 막 부양의 수도꼭지를 튼 한국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는 시중에 돈이 풀린다는 점에서 금융이나 건설, 내수 소비재 등에 윤활유로 작용한다. 실제 과거 히스토리 상으로도 조선과 건설, 은행, 화학 증권, 반도체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낙폭이 과도했던 대형주로 매기가 이동할 경우 그동안 많이 빠진 소재나 산업주도 일부 수혜를 볼 만하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 이후 5거래일까지 섹터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초과한 확률


◇ 반등 가로막을 변수는..엔저 등 복병 곳곳에

 

그러나 한국 증시로서는 여전히 한국만의 부담스러운 재료를 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때마침 금리인하 후 하루도 채 안돼 달러-엔 환율은 4년만에 100엔선을 돌파했다.

 

달러-엔 100엔 돌파 전망은 전혀 새롭지 않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큰 폭의 2차 엔화 약세가 진행될 경우 하반기 회복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는 여전히 우리 경제에 파괴적인 악재"라며 "2차 엔저가 105엔선에서 진정될 수 있을지 120엔선을 향해 내달릴 것인지가 관건이며 아직까지는 20%수준의 엔저가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이 뒤늦게 금리 인하에 나서긴했지만 공격적인 일본과 비교할 때 여전히 정책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해야한 시장 격차 축소가 가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디플레 탈피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부친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행보는 너무 비교된다.

 

펀더멘털 개선 없이는 금리인하가 단기적일 것이란 경고도 유념해야 한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인하가 즉각적인 펀더멘털 개선이나 주식시장 환경 변화를 견인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2000년 이후 17번의 금리인하를 볼 때 긍정적인 효과를 발견하기 힘들다며 금리인하 이후에는 5거래일 가량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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