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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예견된 일" 그러나 막막한 정부

  • 2017.03.16(목) 15:49

"금리 인상 미리 반영…국내외 시장 안정적"
"불확실성은 여전" 대내외 리스크 차단 분주

"국내외 금융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1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우리나라 관계 부처들은 16일 일제히 대책회의를 열어 시장 현황을 점검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한목소리로 국내외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이 이미 예견된 일인 데다가,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우려하던 흐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어왔던 세계적인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유럽 간의 정치 지형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게다가 급격하게 불어난 국내 가계부채 탓에 정책적인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 정부 "예상에 부합…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과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최 차관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애초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도 각각 대책회의를 열었다. 한국은행은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연 뒤 "미국의 향후 정책금리 예상 경로도 종전과 같아 일부 시장참가자의 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 우려가 크게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앞으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외에도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 중국의 대한(對韓) 정책, 유럽의 정치 상황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금융위와 금감원은 정은보 부위원장 주재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위원회의 경우 부위원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최근 상호금융권 등 제2금융권 가계부채 리스크 문제를 논의했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시장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 '완화적 통화정책' 언제까지? 고민 깊어지는 한국은행

정부는 당장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불안보다는 향후 대내외 정치·경제적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18일(현지시각)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유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재무장관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움직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중 특히 취약계층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비상 관리체계를 구축해 매주 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제2금융권에 대한 특별점검을 할 계획이다. 또 자영업자 대출 관리 및 지원 대책을 올 상반기 중에 내놓고, 이달 중 정책서민자금 제도 개선 방안과 한계 차주 연체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내놓을 방침이다.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을 더 확대하고, 대출 연체자에 대해서는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경우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며 지금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리라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기는 뚜렷한 상승 기류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가, 가계부채 문제도 있어서다.

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 연말쯤 한국은행이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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