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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의 특명](下)에너지소재에 거는 기대 '엄지척'

  • 2017.03.17(금) 10:53

리튬·니켈 등 에너지 소재산업 육성
포스LX→포스코ESM 수직계열화 구축

‘포스코 2기 권오준 체제’가 출범했다. 포스코의 지난 3년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부실 계열사 정리,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의 3년은 본원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권오준 회장이 그린 포스코의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철강 경쟁력 강화와 함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또 다른 그림은 비(非)철강 부문 신성장동력 찾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철강업은 중국 철강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중·장기적으로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철강업은 글로벌 경기 흐름과 함께 업황 변동성이 심한 탓에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비철강 부문 사업 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이에 권오준 회장은 새로운 임기 3년 동안 신사업 부문에 적극 투자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 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느라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한 까닭에 신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졌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비철강 사업 부문 중 권 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은 에너지소재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리튬과 니켈 등 에너지소재 사업에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 국내 최초 리튬 상업생산

 

2차전지(리튬이온배터리 등)는 국내 여러 기업들이 차기 사업으로 삼을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노트북과 휴대폰 등 휴대용 IT 기기용 소용량 배터리에 이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핵심 부품도 중·대용량 배터리다.

 

배터리의 주 원료는 배터리용 탄산리튬이다. 그 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용 탄산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은 탄산리튬 확보에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는 약 7년 동안 리튬생산을 위한 독자기술 개발에 집중했고, 최근 상용화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리튬추출기술은 화학반응을 통해 염수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이다. 평균 12~18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한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지만 포스코의 기술로는 최단 8시간에서 최장 1개월 정도면 고순도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리튬 순도를 99.9% 이상으로 높일 수 있고, 수산화리튬과 칼륨 등 고부가제품 생산 병행도 가능하다. 포스코는 현재 리튬추출 관련 10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포스코는 지난 2월 포스LX 공장을 준공,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리튬 상업 생산을 시작하며 결실을 맺었다. 이 공장은 연간 25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탄산리튬을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포스LX 공장을 시작으로 탄산리튬 시장 성장에 맞춰 국내외에 연 4만톤 탄산리튬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해외 염호를 확보해 탄산리튬 원료인 인산리튬도 독자 생산할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은 “비철강 사업 중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경쟁력 있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했고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최근 광양 탄산리튬 포스LX 공장이 대표적 성공 사례이며 이를 차세대 산업으로 삼고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2차전지 핵심소재 기업 탈바꿈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의 핵심 구성요소다. 포스코는 양극재 및 음극재 생산 사업도 본격화한다.

 

포스코는 올 초 유상증자를 통해 포스코ESM 지분 75.32%를 확보, 이 회사 경영권을 차지했다. 포스코ESM은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한다. 작년까지는 일반 양극재만 생산했지만 지난 1월부터 고용량 양극재 ‘PG(Posco Grdient)-NCM(니켈·코발트·망간)’ 양산에 성공해 LG화학에 납품하고 있다.

 

통상 양극재 중 니켈 함량이 60% 이상이면 고용량 양극재로 분류된다. PG-NCM은 포스코 독자 기술인 Gradient 기술로 양극재 중심부 및 표면부 조성을 다르게 설계해 니켈 함량을 80%까지 높였다. 동시에 열 안전성을 확보해 전자기기와 전기차 안전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현재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포스코 ESM을 포함해 두 곳 뿐이다.

 

포스코 ESM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탄산리튬을 포스LX로부터 공급받는다. 포스코 입장에선 탄산리튬에서 고용량 양극재까지 에너지소재 수직 계열화를 갖춘 셈이다. 권오준 회장은 2020년까지 포스코ESM에 3000억원을 투자, 생산설비를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2월 포스코ESM 생산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양극재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포스코켐텍은 음극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음극재 판매량은 전년대비 3배 가량 성장한 3870톤을 기록했다. 올해 생산능력을 연산 8000톤까지 늘릴 예정이라 음극재 사업 성장도 예상된다.

 

이처럼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결정한 이유는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소재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93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에는 442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돼 관련 소재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을 생산하며 고온의 환경에서 각종 소재를 가공해 최종제품을 만드는 노하우를 축적했고, 각종 신소재에 대한 연구 결실이 결과로 나타나며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에너지소재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비철강 사업부문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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