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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GU+의 KT뮤직 투자 속사정

  • 2017.03.17(금) 14:16

음원수급 안정성 확보+신사업 추진 활용
음원 시장 지각변동 전망..'엠넷닷컴 불똥'

▲ [사진=KT뮤직]

 

KT와 LG유플러스가 또 손을 잡아 화제입니다. LG유플러스가 KT그룹의 음악서비스 전문 그룹사 'KT뮤직'에 267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15%)로 참여하면서죠.

 

양사는 SK텔레콤-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연합군이 된 데 이어 사물인터넷(IoT), 내비게이션 분야에서도 손을 잡아왔습니다. 이번에도 SK텔레콤을 겨냥한 행보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LG유플러스의 경우 음원 콘텐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는 해석이 현재 가장 설득력 있습니다.

 

당초 LG유플러스는 CJ E&M의 '엠넷닷컴'과 제휴를 맺고 음원 콘텐츠를 썼는데요. 계약 관계이다 보니 늘 콘텐츠 수급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주인이 전셋값을 갑자기 올리면 세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더 주거나 이사를 가야 하는 문제와 유사합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실제로 엠넷닷컴과 그런 불안정성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엠넷닷컴 외에도 다양한 사업자에 대한 새로운 관계 설정을 검토했으나, 여러 조건을 판단해 최종적으로 KT뮤직을 택했다는 설명입니다. 다양한 사업자 가운데 KT뮤직의 투자 비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났다는 얘기지요.

 

더 나아가 LG유플러스는 음원 콘텐츠 활용이 필수적인 신규 사업에 KT뮤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죠. 가령 연내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나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 카에 꼭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가 음원이죠. 그러니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 KT 대비 경쟁력 확보 차원의 행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창국 LG유플러스 전략프로젝트 담당 상무가 KT뮤직의 사내이사로 합류해 KT뮤직을 신사업에 활용할 방안을 컨트롤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유플러스는 조만간 KT뮤직과 함께 음악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규 서비스 협의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KT뮤직의 경우 음원 시장 2위 사업자로서 자금 수혈을 통한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한데다 LG유플러스 가입자 유입을 통한 1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음원 시장 1위 사업자는 카카오가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입니다. 간단히 말해 KT뮤직의 경우 SK텔레콤을 겨냥했다기보단, 카카오를 겨냥한 투자 유치로 보입니다. LG유플러스 무선가입자 1249만명 중 일부만 유입되면 카카오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죠. 

 

이번 양사의 제휴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주식 수가 늘어나면 KT뮤직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란 우려도 가능하나, 가입자 증가 가능성을 보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강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시장은 이번 움직임이 음원 시장에 어떤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T와 LG유플러스가 이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원 사업을 SK텔레콤은 왜 접었을까요.

 

경쟁사들은 이동통신시장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굳이 음원 콘텐츠 수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워낙 '큰손'인 세입자가 다른 집주인과 손잡을 경우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SK텔레콤은 멜론을 팔 때 그 돈으로 다른 사업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죠.

 

업계 관계자는 "만약 멜론이 SK텔레콤과의 제휴를 끊으면 가입자가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LG유플러스가 KT뮤직에 투자하면서 멜론은 SK텔레콤이 더욱 소중한 거래처가 됐죠.

 

어쨌든 이런 고래 싸움에 당장 가장 큰 불똥이 튄 곳은 엠넷닷컴으로 보입니다. LG유플러스는 KT뮤직과의 제휴를 통한 신규 서비스가 나오면 자사 서비스에서 엠넷닷컴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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