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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의 송해 vs 김도진의 이정재

  • 2017.03.17(금) 18:20

기업은행 모델 5년만에 교체 송해→이정재
조준희 전 행장, 송해 손 잡고 개인고객 늘려
이정재 발탁한 김도진 행장, 비은행 혁신 강조

기업은행의 광고모델이 40년 젊어졌다. 광고모델을 5년 만에 방송인 송해에서 배우 이정재로 바꾼 김도진 행장의 실험에 관심이 모아진다.

5년전 조준희 전 행장은 송씨를 직접 발탁하면서 기업은행을 친근한 이미지로 인식시키고, 개인고객을 크게 늘렸다. 작년말 취임한 김도진 행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 계획을 강조해왔고 최근에는 광고모델까지 바꾸면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 조준희와 송해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송해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기존에 주력하던 기업고객을 넘어서 개인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기업하고만 거래한다는 인식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대중적 인식을 바꿀 방법을 고민하던 중 사람들에게 친근한 이미지인 송씨를 모델로 채택했다.

광고 효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리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는 광고카피가 널리 알려지면서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일부 노인 고객은 송씨가 광고한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계좌를 만들러 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송씨를 광고모델로 쓰던 지난 5년간 개인 거래 고객 수가 1100만 명에서 150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조준희 전 행장이 직접 송씨를 광고모델로 추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전 행장은 '송해 효과'와 함께 재임 기간 중 개인고객을 100만명 늘려 1300만명을 돌파시키면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조 행장은 자서전의 제목을 '송해를 품다'로 할 정도로 광고 효과를 높이 사기도 했다.

반응이 좋다 보니 행장이 3번이나 바뀔 때까지 송씨가 모델로 일했다. 권선주 전 행장 시절엔 모바일뱅킹을 강화하면서 파격적인 이미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송씨는 래퍼 딘딘과 랩을 하면서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인 아이원뱅크를 소개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 사진: 왼쪽 기업은행 제공, 오른쪽 영화 '신세계' 캡처

◇ 김도진과 이정재

기업은행은 김도진 행장(사진) 취임 이후 광고모델을 이정재로 전격 교체했다. 김 행장은 '강하고 탄탄한 은행, 변화와 혁신하는 은행'이라는 슬로건을 새로 내걸면서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광고모델까지 바꾸면서 혁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실제로 김 행장은 전통적인 은행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해취임식에서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경영 계획을 밝혔다. 외환과 IB, 신탁 등 비이자 이익 확대와 핀테크 분야 개척도 강조했다.

이씨의 남성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도 김 행장의 업무 스타일과 겹친다. 김 행장은 러시아 사람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한 업무 추진력을 갖춰 '도진스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광고모델의 나이도 훨씬 젊어졌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의 경우 광고모델이 가수 이승기에서 아이돌그룹 아이오아이로 바뀌면서 10년 어려졌는데, 기업은행은 이번에 무려 40년이나 젊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그 정도로 도전과 혁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새로운 경영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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