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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황태자가 깜짝 방문한 '맥덕 성지'

  • 2017.03.20(월) 17:13

비공식 방한 일정중 '구스아일랜드' 찾아
오바마 맥주로 유명..AB인베브가 한국 도입

▲ 구스아일랜드 강남점

 

지난 15일, 강남의 한 수제맥주집에 덴마크 왕세자 프레데릭 크리스티안이 깜짝 방문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왕세자가 나타나자 이목이 집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고 있는 프레데릭 왕세자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등을 둘러보기 위해 비공식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식 방한인 만큼 동선이 자유롭고, 일정에 '개인의 취향'이 묻어났다. 이날 왕세자가 선택한 곳은 수제맥주집 구스아일랜드(Goose Island)였다.


 구스아일랜드는 1988년 미국 시카고의 섬 '구스아일랜드' 양조장에서 탄생한 수제맥주 브랜드다. 시카고의 1700에이커(688만㎡)규모 농장에서 직접 홉을 재배하고, 26가지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위스키를 만든 오크통에 맥주를 숙성시킨 '버번 카운티 스타우트(Bourbon County Stout)'가 대표 맥주다.

구스아일랜드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마시던 맥주로도 유명하다. 시카고가 정치 고향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승리 뒤 시카고에서 구스아일랜드로 축배를 들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0년 "내가 살던 시카고 지역의 맥주"라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에게 '구스 아일랜드 312'를 선물하기도 했다.

구스아일랜드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작년 12월이다. 강남에 위치한 3층 건물에 양조장과 함께 26가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브루하우스 문을 열었다. 오픈 넉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구스아일랜드는 '맥덕(맥주와 '덕후'(마니아) 합성어)'들이 줄서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구스아일랜드는 이미 '맥덕'들의 성지가 됐다"며 "줄서서 기다려 마시는 맥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 구스아일랜드 시카고 양조장


구스아일랜드가 시카고 밖에 양조장을 만든 것은 28년 만에 처음이다. 첫 해외 양조장을 한국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오비맥주와 인연이 숨어 있다. 세계최대 주류회사 AB인베브는 2011년 구스아일랜드를, 2014년 오비맥주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구스아일랜드와 오비맥주는 '먼 친척'쯤 되는 술인 셈이다. 프레데릭 왕세자가 갑자기 강남 구스아일랜드를 찾은 날에도 오비맥주 관계자가 안내를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왕세자 일행이 직접 예약을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매장으로 찾아갔다"며 "왕세자 일행은 가볍게 하우스맥주 몇 잔을 마시고 자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AB인베브는 지난해 국내에 수제맥주 법인인 제트엑스벤처스(ZX벤처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섰다. 구스아일랜드를 론칭한 곳도 ZX벤처스다. AB인베브는 구스아일랜드 외에도 골든로드브루잉, 블루포인트 브루잉 등 수제맥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 국내에 '제 2의 구스아일랜드'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시장 규모(500억원 추산)는 아직 미비하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다른 어느 맥주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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