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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지점의 변신]②아직은 무늬만 차별화

  • 2017.03.22(수) 11:02

다양하고 체계적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지향
고객 입장에선 여전히 천편일률...아직 갈길 멀어

증권사 지점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초대형점포와 복합점포, 특화점포까지 증권사들은 각사의 장점을 살려 지점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거래가 대세가 되면서 외면받기 시작한 오프라인 지점들이 과연 고객의 발길을 다시 잡을 수 있을까. 증권사 지점의 다양한 변신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은행과 증권업무를 함께 볼 수 있는 한 복합점포를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선 후 자산관리를 받고 싶다고 안내를 요구하자 "1층은 은행, 2층은 증권이니 필요한 서비스 쪽으로 가시면 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복합점포인데 왜 업무를 구분할까 갸우뚱하며 2층에 올라가 직원을 마주하자 "증권 찾아오신 것 맞으십니까"라는 확인 질문이 재차 돌아왔다.

다른 복합점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은행과 증권 직원이 모두 한 층에 있는 다른 복합점포 역시 막상 들어가자 "왼쪽은 증권, 오른쪽은 은행입니다"라는 안내를 받아야 했다. 따로 또 같이, 이것이 복합점포의 현실이다. 

◇ 종합 자산관리 취지는 좋지만

주요 금융그룹들은 복합점포를 소개하면서 한 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복합점포에선 은행 고객 중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펀드와 파생상품 등 각종 증권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연계해준다. 또 증권 고객 중 대출 등 은행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에겐 곧바로 직원을 연결해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긴 하지만 KB증권의 경우 바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억원 이상 자산가 고객이 대략 5만 명 정도인 KB증권은 40만 명에 달하는 KB국민은행의 자산가 풀을 공유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복합점포를 통해 올해만 4000억원에 이르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했다.  

계열 은행이 없는 삼성증권이 우리은행과 제휴해 복합점포 도입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증권과 우리은행 계좌를 결합한 복합상품인 '우리-삼성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보탬통장'은 벌써 2만 계좌를 넘어섰다. 그러면서 우리은행 내 삼성증권 지점이, 삼성증권 내 우리은행 지점이 들어가는 복합점포도 계속 늘고 있다.  

소규모 지점을 통폐합한 초대형점포 역시 체계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내걸고 있다. 특히 최근 고령화와 함께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산관리(WM) 수요가 늘어나자, 자산관리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대형점포와 복합점포는 물론 각종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점포 역시 궁극적으론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 NH투자증권 프리미엄블루 강북센터 아트갤러리. (사진=NH투자증권)

◇ 여전히 말뿐인 초대형·복합

그렇다면 고객이 체감하는 효과도 같을까. 현실은 시기상조다. 일반 점포와 차이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고객은 "지점 규모가 커진 건 맞지만, 서비스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져 불편해졌다"고 꼬집었다.

증권사 온라인 영업이 주를 이루며 오프라인 증권지점 통폐합 차원에서 탄생한 초대형점포에 대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험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초대형점포 대부분은 자산관리보다는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어 일반 창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은행과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이란 취지로 만들어진 복합점포 역시 은행과 증권 창구가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고, 같은 계열이라도 자사 금융상품 판매에 우선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바로 연계해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고객들이 은행과 증권을 찾는 목적이 달라서 완전히 벽을 허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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