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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한 발 물러서자 주주들이 다가왔다

  • 2017.03.23(목) 17:06

외부전문가 사외이사 영입하려다 외부 반대직면
독립성 논란 해소 위해 철회…주주친화 긍정평가

"용기있는 결정이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3일 열린 LG디스플레이 주주총회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자 LG디스플레이가 주총을 1주일 연기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며까지 사태를 수습한 것을 높게 산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주총을 열고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석학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2012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된 뒤 두번째 재선임이다.

사실 LG디스플레이의 새 사외이사 후보는 따로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방침이었다. 권 교수는 디스플레이 연구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보유하고 있는 미국 등록 특허만 228개에 달하고 수차례 국내외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13년 3월부터 3년9개월에 걸쳐 LG디스플레이에 기술자문을 제공한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회사 입장에선 누구보다 회사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였기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외부의 시선을 달랐다.

사외이사가 되면 경영진을 감독해야 하는데 사측과 계약관계에 있었던 권 교수가 과연 독립적으로 사외이사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주총 의안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대신경제연구소도 LG디스플레이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의견을 냈다. 고심하던 회사측은 상황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8일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철회했다. 이 바람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열기로 했던 주총을 일주일 연기했다.

LG디스플레이는 비록 체면을 구겼지만 잠깐이었다. 외부의 지적을 신속히 받아들여 주주 친화적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안 연구위원은 "많은 기업들이 자문기관의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사를 선임하는데 비해 LG디스플레이는 달랐다"며 "외부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를 취한 점에서 용기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이날 주총은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주들에게 자유로운 발언권을 제공하는 열린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총이 끝난 뒤에는 주주와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자사 혁신제품을 소개하는 등 회사의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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