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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vs 차석용]下 경영성과로 거둔 열매는 달았다

  • 2017.03.23(목) 19:12

서경배 아모레 회장, 높은 지분율과 배당
차석용 LG생건 부회장, 회사주식 매매차익과 높은 연봉
공통의 고민은 '중국'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업계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CEO들이다. 서 회장은 올해로 20년째, 차 부회장은 12년째 각각 회사를 이끌고 있다. 두 CEO는 모두 정체됐던 회사를 혁신하고 고성장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전략은 달랐다.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의 경영스토리와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 열매는 달았다..'높은 지분율과 배당' vs '회사주식 매매차익과 높은 연봉'

 

서경배 회장과 차석용 부회장은 동문이다. 나이는 차 부회장이 10살 많지만 비슷한 시기에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다만 함께 공부하지는 않았다. 서 회장은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차 부회장은 1983년에 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행보는 엇갈린다. 서 회장은 곧바로 경영수업에 뛰어든 반면 차 부회장은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서경배 회장은 학업을 마치자마자 선친이 창립한 태평양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대부분의 오너 2세들이 걷는 수순을 밟았다. 기획과 재경 부문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것은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다.

서 회장은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를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지분도 10.7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높은 만큼 배당금도 많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주총을 통해 주당 46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로써 서 회장은 303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는 전년대비 17.4% 증가한 액수다. 서 회장의 배당금 액수는 재계 6위에 해당한다. 오너로서의 지위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 2016년 3분기 기준.


전문경영인인 차석용 부회장은 회사주식을 통해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차 부회장은 2005년부터 조금씩 사모았던 회사주식을 2014년에 매각했다. 총 94억원을 들여 매입했고 이를 총 299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약 2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차 부회장은 현재 
LG생활건강 우선주 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 부회장이 받게된 배당금은 7550만원이다. 차 부회장의 작년 연봉도 24억400만원으로 화장품업계 '연봉킹'에 올랐다. 오너 부럽지 않은 보수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7억9800만원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경우 오너인데다 지분율이 높아 그만큼의 배당금을 가져가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냐"며 "반면 차 부회장은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의 위치여서 지분이나 배당금 등에서는 큰 이득을 보지 못한 대신 회사를 성장시킨 공로에 대한 보상이 높아 서 회장이 부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통의 고민은 '중국'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은 요즘 공통된 고민이 있다. 중국 관련 사업이다. 최근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이 거세지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두 CEO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사업 비중이 높다.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준 곳이 중국이었던 만큼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진출 초기부터 중국에 집중해왔다. 1990년대 초반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아모레'브랜드로 대리점 판매를 하다가 이후 백화점 등으로 판로를 넓혀왔다. 특히 '설화수' 브랜드가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시장에 안착했다. 작년 3분기 기준 해외법인 판매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30.4%다. 이중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에게 중국시장은 텃밭이었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항저우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매출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9%가량으로 알려져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크지 않지만 중국의 시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사드 보복에 따른 후폭풍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사드 보복 문제는 중국 현지뿐 아니라, 국내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국내 면세점을 통해 각각 연간 1조5000억원과 1조원 가량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면세점 화장품 매출의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어 매출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20% 감소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 LG생활건강은 13%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그만큼 중국의 사드 보복이 큰 타격이라는 이야기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중순부터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중국 관련 면세채널 및 수출 부문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경배 회장과 차석용 부회장 모두 단기적으로는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지역을 다각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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