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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한동우의 눈물

  • 2017.03.23(목) 22:42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주총서 이임사
주주들 신뢰에 감사·신한사태등 소회밝혀
"미래를 보라" 당부 …주주들 박수로 화답

"존경하는 주주님 여러분…"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임사의 첫 마디를 떼자마자 울먹였다. 지주의 전임 회장과 사장이 갈등을 일으킨 '산한 사태' 등을 수습한 지난 6년을 되돌아보면서 감정이 북받쳐 올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본점 20층에서 16대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퇴임한 한 회장에게 주주들은 1등 금융그룹을 지킨 공을 높이 사며 박수를 보냈다. 

◇ 마지막에 뜨거운 눈물 보인 한동우

한 회장은 올해에도 주총장 입구 맨 앞을 지켰다. 그의 마지막 주총이었으나, 여느 때처럼 활짝 웃으며 주주들을 맞이했다. '포커페이스'로 알려진 그다운 모습이었다. 한 회장은 차기 회장 선임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의중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임사를 읽으면서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한꺼번에 새나왔다. 한 회장은 "막중한 소임을 마친 건 전적으로 주주들의 신뢰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곤 눈물을 비쳤다. 물을 마시며 마음을 겨우 가라앉혔다.

한 회장은 "6년 전 이 자리에서 취임하면서 주주들의 기대에 어긋나게 발생한 신한 사태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할지, 고객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그룹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면서 "그 동안 신한에 몸 담은 저의 경험을 통해 본래의 신한다운 모습을 되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임 회장에 대한 격려도 보냈다. 한 회장은 "조 회장은 리더십과 통찰력을 갖춘 훌륭한 경영자이며, 재일동포 주주들의 모국 사랑에서 시작된 신한의 역사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조 신임 회장이 취임 소감을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조직을 안정시킨 한 회장께 감사하다"면서 "신한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고, 글로벌과 디지털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자랑스러운 신한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1등 금융그룹 지켜…신한 사태 불씨는 남아


한 회장의 업적에 대한 주주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주총에 참가한 한 주주는 "한 회장은 재임 시절 14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 연 평균 2조4000억원을 올렸으며, 경쟁사보다 탁월했다"고 했다. 또 다른 주주는 "주당 1450원의 배당은 업계 최고 수준이며, 자회사간 시너지와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의 결과"라고 했다.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은 신한 사태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것.

 

최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신한 사태'에 대해 일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신한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남아 있는 갈등의 불씨에 대해 한 회장은 최근 "신한 사태는 조직 내부적으로 봉합이 됐으나, 당사자들 사이에 감정이 아직 덜 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미래를 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물러갔다.  그는 "회장부터 계열사 사장까지 다 바뀌어 새롭게 출범하는데, 과거의 일이 걸림돌이 되선안 된다"면서 "본인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신한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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