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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톺아보기Ⅰ]③사투리도 걱정없다 '내마음 알아주는 로봇'

  • 2017.03.24(금) 14:34

현재는 춘추전국시대…미래는 소수사업자 과점할 듯
시장선점 중요·각종 방언 등 한국어 학습능력 길러야

"에이아이(AI)야! 오늘 날씨 어때? 외출복 좀 추천해줘" … "음~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슬림핏으로 바지와 셔츠 하나씩 주문해줘. 내 스타일 알지?" … "아참! 오늘 오후에는 치과에 가야할 듯 하니, 3시에 병원 예약하고 회의시간은 뒤로 미뤄주고. 제주도 어머니께 문자해서 이번에 강생이(강아지의 제주방언) 몇 마리나 낳았는지 물어봐줘."

 

사람과 인공지능(AI) 간 이 같은 일상 대화가 오갈 날이 멀지 않았다. 특히 각 지방 사투리도 쉽게 알아듣고 실행에 옮기는 한국형 AI 시대가 다가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공지능 시대에는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서비스와 플랫폼이 제공될 전망이다. 이를 온디맨드(on demand)라 부른다. 기존에 공급자가 중심이 되어 상품제작이나 서비스 방향을 결정했다면, 온디맨드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상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즉각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BM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의료, 금융 분야의 서비스를 변화시키고 있다. 가령 인슐린 수치를 모니터링 하는 경우 환자 수치를 주기적으로 측정해 왓슨에게 전달하고, 왓슨은 이상 징후가 예견되면 환자에게 당 섭취 절제를 권하는 등 개인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도 네이버쇼핑에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적용시켜 개인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네이버쇼핑에서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학습후 그와 비슷한 형태나 색상의 상품을 제시한다. 검색기능과 방대한 상품데이터를 연동시켜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원리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서비스도 강화된다. 귀찮게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챗봇(채팅로봇)을 통해 금융상품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챗봇은 금융상담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학습해 사람들의 반응에 대응한다.

▲ 카카오의 챗봇 기술을 적용한 GS샵 '톡 주문' 서비스


비대면 서비스는 온라인, 유통, 제조, 통신 등 많은 업계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제품 주문이나 고객 상담 서비스에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학습능력을 통해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소통과 유연한 상호작용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세상이 다가올 수 있다.

◇ 관건은 선점…누가 먼저 깃발 꽂는가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일이다. 인공지능은 많은 양의 정보를 학습하면 할수록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누가 먼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이를 플랫폼과 서비스에 접목시키느냐가 핵심이다. 먼저 치고 나간 기업이 과점하는 구조다. 최근 여러 국내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AI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이다.  

 

LG경제연구원은 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 성능을 결정짓는 3대 핵심 기술요소인 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알파고처럼 인공지능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으려면 제공할 서비스나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원리와 같다.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을 완성할 기본 자료인 셈이다.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이 쌓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 네이버가 지난해 출시한 네이버 'LIVE 검색' 화면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컴퓨팅 파워의 중요성은 이미 알파고와 이세돌간 대국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 클라우드 공간은 알파고가 가진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능을 수용하는 공간이었다.  

결국 방대한 데이터 확보와 차별성 있는 알고리즘, 그리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가 인공지능의 성공 열쇠다.

◇ 인공지능은 '한국어' 열공 중

아무리 좋은 인공지능 기술을 갖췄다 하더라도 제공할 시장의 특성에 맞추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국내에서 인공지능이 성공하려면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춰야 한다. 오랜 기간 한국 관련 데이터와 언어를 학습해온 국내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포털업체로 쌓아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를 개발했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AI 플랫폼이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만큼 국내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언어장벽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MS,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인공지능에 한국어 공부를 집중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인공지능 번역기에 한국어를 새롭게 추가했다. 구글도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을 개발 중이다. 

IBM은 최근 SK C&C와 손잡고 인공지능 왓슨에 한국어를 학습시켰다. 한국어를 학습한 왓슨 기반의 ‘에이브릴(Aibril)’은 건양대 병원에 도입되어 환자와 의사 등을 돕는 의료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언어 장벽을 해소해 진출 기반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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