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셀트리온, 또 회계 악몽?…헬스케어 상장 '발목'

  • 2017.03.30(목) 14:29

한공회, 회계상 문제 지적…정밀감리 진행
상장 일정 늦춰지거나 공모가 깎일 가능성

올해 주식시장 기업공개(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자마자 회계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계약이행보증금 수익의 회계 처리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다. 

그러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정밀감리 대상에 올랐지만 코스닥 상장 자체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최근 상장한 덴티움 사례처럼 공모가가 크게 깎이거나 상장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모회사인 셀트리온도 과거 실적 부풀리기와 함께 분식회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이번에도 회계 트라우마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 계약이행보증금 수익 반영 시점 두고 논란

"장기계약이행보증금의 공정가치와 명목가치의 차이와 관련해 계약 사실에 대한 재검토를 통한 수익 인식 시기 조정으로 2015년 12월 31일과 2014년 12월 31일 종료되는 보고 기간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런 내용의 기재정정 보고서를 게시했다. 하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기재 정정을 넘어서 정밀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했고,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외부감사인인 KPMG삼정에 정밀감리를 요청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계약이행보증금을 회계상 수익으로 인식하는 시기에 대한 견해차가 문제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를 해외 제약사들에 판매할 때 계약 체결 후 계약이행보증금을 받는다.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줘야 해 금융부채로 잡는다. 여기서 발생하는 현재가치할인차금(이자수익)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재무제표상 현재 이익으로 계상했고, 한공회는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시기에 이익으로 계상해야 한다고 봤다.

이 기준에 따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5년 순이익을 그 전보다 80억원 줄어든 206억원으로 정정했다. 삼정회계법인은 다만 "과거기간 연결현금흐름표 및 주석과 재작성 영향들을 반영한 연결현금흐름표 및 주석 사이에 중요한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2015년말 연결재무제표 정정보고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상장 일정 늦춰지거나 공모가 깎일 가능성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정밀감리를 받으면서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 자체엔 문제가 없더라도 상장 일정이 늦어지거나 공모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밀감리를 맡은 KPMG삼정 측은 영업 수익에 변화가 없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밀감리를 통해 회계 이슈 외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 상황, 재고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정밀감리가 끝나는 대로 상장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장 일정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셀트레온헬스케어는 애초 6월 중 상장을 목표했지만, 정밀감리 기간에 따라 상장일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달 상장 예비심사신청 승인을 받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9월 14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공모가도 계획보다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상장한 임플란트 업체 덴티움 역시 상장 전 분식회계 논란을 겪으면서 공모가가 3만2000원에 그쳤다. 예비심사 청구 당시 제시한 공모 희망가인 4만5000원~5만원과 비교하면 최대 40% 가까이 깎인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3300원~4만1000원이다.

한 회계전문가는 "임플란트 업계에서 발생한 회계 논란은 매출 총이익에 영향을 주는 반품충당부채 문제였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아닌 금융수익과 기타수익비용 등에 관한 내용이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