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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과 경쟁하는 KT…'에너지 알파고'로 수익화

  • 2017.03.31(금) 16:47

에너지 절감 서비스 상반기 내 출시
올 매출 2천억·전력거래시장도 진출

▲ 김영명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이 건물 에너지 절감 서비스 '에너아이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과천=김동훈 기자] "왜 KT가 에너지 사업을 하느냐고요? 저희가 통신사업만 해선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입니다. 올해 에너지 사업에서 매출 2000억원 이상, 오는 2020년엔 5000억원을 달성할 목표입니다."

 

김영명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은 31일 과천 관제센터에서 열린 '퓨처 포럼'을 통해 건물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에너지 건강검진'을 하고 빅데이터로 에너지 사용패턴을 분석해 비용을 절감해주는 서비스 '에너아이즈'(Enereyes) 유료 버전을 올 상반기 출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KT 에너아이즈는 에너지(Energy)와 아이즈(Eyes)의 합성어로 상가, 빌딩, 공장, 아파트, 호텔, 모텔, 병원, 스포츠센터 등 국내 620만개 건물이 주요 서비스 대상이다.

 

KT는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감지·예측하고 '피크(정점) 알람'·컨설팅을 제공하는 라이트(Lite) 버전을 상반기 출시하고, 24시간 실시간 전문관제와 설비교체를 포함하는 프리미엄(Premium) 버전은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는 그동안 쌓은 에너지 절감 노하우와 AI 기술, 에너지 전문인력, 24시간 365일 관제역량 등을 집결해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KT-MEG'도 구축했다.

KT-MEG은 AI 기반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엔진 '이-브레인(e-Brain)이 핵심이다. 

 

시간과 요일, 기상 등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절감요소를 도출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사용량 예측은 물론 최고점에 달하는 예상 시간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에너아이저는 기능을 고도화해 '에너지의 알파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대구 S아파트의 경우 에너아이즈 서비스를 통해 에너지진단과 컨설팅을 받은 이후 연간 아파트 공용 전기요금의 약 70%를 절약하게 됐다고 KT는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호텔, 공장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건물 사업자는 에너지 절감 정보를 얻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KT는 이에 착안해 작년 10월 무료 에너지 진단 서비스 '에너아이즈 프리'를 선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 [사진=KT]

 

KT는 이번 유료 서비스 출시를 통해 스마트 에너지 사업의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한국전력과 경쟁해 에너지 관리 서비스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다. 국가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한국전력은 에너지 관리 서비스 '아이스마트'를 내놓은 바 있어 KT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KT에 따르면 국내 전력 판매시장은 지난해 55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에너지 절감 시장은 조 단위 규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절감된 에너지 비용의 3분 1 정도를 호주머니에 챙기려는 계산이다. 김영명 단장은 "지난 2015년 에너지 관련 매출은 200억원이었는데 2016년에는 1000억원대였다.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2배 이상"이라며 "전력거래 시장까지 진출해 오는 2020년 에너지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이같은 행보는 황창규 KT 회장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지목한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 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 5대 플랫폼 가운데 스마트에너지를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만들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전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과 동시 협력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 단장은 "해외 시장의 경우 한전과 함께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는 등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황창규 회장도 이에 대해 오픈 마인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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