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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비율에 담긴 경제학

  • 2017.04.10(월) 19:35

'더 넓고 시원하게'…스마트폰부터 모니터까지
삼성전자-LG전자, 치열한 '비율' 주도권 경쟁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화면크기를 둘러싼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의 판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처음 아이폰이 나왔을 때 화면비율은 4:3(세로:가로)이었다. 그러다 더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16:9 비율이 대세를 이뤘고 이번에는 18:9(LG전자 'G6'), 18.5:9(삼성전자 '갤럭시 S8')의 제품까지 나왔다. 
똑같은 콘텐츠라도 더 크고, 더 선명하게 보여주려는 욕구가 스마트폰에 녹아있는 셈이다.

 

▲ 소비자가 원화는 화면비율을 적시에 내놓느냐가 전자제품시장에서 성공을 좌우한다. 사진은 21대 9 비율의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시연장면.

 

사실 최적의 화면비율을 통해 시장개척에 성공한 사례로 LG전자의 모니터를 꼽을 수 있다. 가로 세로 16:9 비율이 모니터의 대세를 차지하고 있던 2012년말 21:9 비율의 제품을 선보여 지금껏 이 분야(21:9 화면비 모니터시장)에서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1: 9 화면비율은 극장 스크린 비율(2.35: 1, 이를 가로세로 9배로 늘린 게 21:9)과 같다. 어느 정도 익숙한 비율이지만 16:9 또는 전통적인 4:3 비율이 많았던 모니터 시장에서 21:9 비율은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모니터에서 영화를 볼 때 위아래에 검은 공간이 남거나 화면 좌우가 잘리는 걸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의 비율이 16:9인지 21:9인지 헷갈리면 간단히 엑셀로 확인해보면 된다. 16:9 비율에선 가로로 나열된 알파벳이 'R(18번째 셀)'까지 보이지만 21:9에선 'AI(35번째 셀)'까지 보인다.

그만큼 넓은 화면이라 창을 여러개 띄워놓아도 불편이 없다. 컴퓨터를 활용해 이미지나 그래픽 작업을 하는 전문직군 사이에 LG전자의 대화면 모니터가 인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전자는 해외에서 21:9 비율의 모니터를 선전할 때 "Can't Go Back('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라는 문구를 쓰는데 일단 한번 써보면 푹 빠질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다.

이 회사가 또하나 주목한 건 폭발적으로 커진 게임시장이다. 게임을 실감나게 즐기려는 사람이 늘면서 21:9 비율의 모니터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가령 카레이싱게임을 할 때 21:9 비율의 모니터는 16:9보다 더 넓고 시원한 배경화면을 보여준다.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슈팅게임에서 숨어있는 적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도 21:9 화면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화면비율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는 것처럼 모니터 시장에서도 두 회사의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32:9 비율의 모니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더 넓고 시원한 화면에 대한 갈망이 모니터 비율에도 투영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21:9 비율의 모니터 판매량은 전년대비 60% 늘어난 91만대를 기록했다. 초창기인 2013년과 비교하면 8배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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