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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 새 투자자 구하는 까닭

  • 2017.04.17(월) 18:10

자기자본 1800억 밑돌며 약정 못지켜
작년 김준기 회장 등 '긴급수혈'…새 대안모색

동부그룹이 2013년 인수한 동부대우전자(옛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동부대우를 인수하면서 자기자본을 1800억원 이상 유지하기로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했는데 2년 연속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FI와 맺은 약정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 중이라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동부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1조5422억원으로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동부그룹이 채권단 관리 아래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동부대우로 사명을 바꾼 2013년 이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영업이익은 판매촉진비와 판매보증비 부담이 늘며 전년대비 81.8% 감소한 20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이자비용과 매출채권처분손실 증가로 22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동부대우의 자기자본은 1634억원으로 자본금(1804억원)을 까먹는 단계로 진입했다. 자본잠식률은 9.4%다.

지난 2014년 결손금 해소를 위해 무상감자(70%)를 단행하고, 지난해 6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비롯해 동부하이텍, (주)동부 등이 261억원을 증자했지만 효과는 그 때뿐이었다. 실적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추가 수혈이 필요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동부그룹이 동부대우를 인수하면서 KTB 프라이빗에퀴티와 SBI 팬아시아펀드 등 FI와 맺은 약정이 동부그룹을 옭죄고 있다.

당시 동부그룹은 인수자금(2726억원)의 절반인 1346억원(지분율 49.4%)을 FI에서 조달하면서 ▲2018년까지 동부대우를 상장하고 ▲인수 3년뒤부터 동부대우의 자기자본을 1800억원 이상 유지키로 하는 약정을 맺었다.

 

만약 동부그룹이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면 FI가 대주주(동부그룹) 지분을 함께 처분할 수 있는 권리(동반매각청구권)도 줬다. 지난해 김 회장 등이 증자에 나선 것도 동부대우의 자기자본이 1758억원(2015년말 기준)으로 약정기준을 밑돌아 이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번에 또다시 동부대우가 자본잠식에 들어가 동부그룹으로선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FI와 맺은 약정상 증자시한은 오는 6월말까지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경영권이 송두리째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

현재 동부그룹은 기존의 FI를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FI와 맺은 약정부담을 덜어내려는 조치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자베즈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규 투자자 후보군에는 중국의 유명 가전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 관계자는 "FI와 맺은 재무약정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 FI 교체작업을 진행 중이라 지금은 대주주의 증자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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