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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조단위 매출 게임사도 죽쑤는 계열사가 있다

  • 2017.04.21(금) 14:48

 

게임이 모바일 시대의 확실한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사들이 유례없는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대형사인 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 등 4개사는 지난해 나란히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대형사는 공격적 마케팅과 유망 개발사에 대한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리며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집안이나 근심 거리는 있는 법이죠.


대형사라 해도 계열사 가운데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해 영업실적이나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는 곳이 있습니다. 잘 나가는 게임사도 안을 들여다 보면 유독 힘을 내지 못하는 곳이 있는데요.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게임사 넥슨은 지난해 2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매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간판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피파온라인3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인기를 모았고 모바일 히트가 글로벌에서 선전했기 때문이죠.

  
특히 중국에서 흥행 신화를 세우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넥슨코리아 100% 자회사)의 성적은 입이 벌어지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6774억원)보다 1000억원 가량 늘어난 768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년 어김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네오플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곳이 군주온라인으로 유명한 엔도어즈입니다. 지난해 영업손실 26억원을 내면서 전년 6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습니다. 넥슨코리아 개발 자회사 가운데 제일 뒤처지는 것인데요. 지난해 적자를 낸 곳은 엔도어즈가 유일합니다. 

 

엔도어즈는 1999년 9월에 인티즌이란 사명으로 설립한 곳입니다. 2003년에 군주온라인으로 인기를 모으자 2010년 넥슨에 인수됐습니다. 하지만 인수 첫해부터 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성과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년 연속 흑자를 내면서 살아나는가 했으나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지는 모습입니다.

 

 

요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받는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2년간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면서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요. 간판작 세븐나이츠(넷마블넥서스)와 모두의마블(넷마블엔투)을 비롯해 최신 히트작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네오) 등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개발 자회사 가운데 부진한 곳은 넷마블블루(옛 블루페퍼)입니다. 야구게임 마구마구로 유명한 넷마블블루는 지난해 순손실 29억원을 내면서 전년(-86억원)에 이어 또 적자를 냈습니다. 계속된 적자 탓에 작년말 기준 자산(29억원)이 부채(49억원)보다 적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넷마블블루는 지난해 대작 모바일 콘을 선보이며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이 기간 넷마블네오(턴온게임즈·리본게임즈·누리엔 3개사 합병)가 리니지2 레볼루션이란 걸출한 히트작으로 성공하면서 드라마틱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과 비교됩니다.

 


PC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 저력을 드러내고 있는 게임사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의 식지 않은 열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9836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엔씨소프트도 계열사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게임 프로야구매니저와 골프게임 팡야로 유명한 엔트리브소프트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84억원)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최근 2년간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엔씨 개발 자회사들 가운데 지난해 디스게임스튜디오가 33억원의 적자를 내긴 했으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은 엔트리브소프트가 유일합니다. 엔트리브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2년에 사들인 개발사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요.

 

다만 올해엔 분위기가 바뀔 것 같습니다. 지난달 내놓은 모바일 신작 프로야구H2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엔트리브가 부실을 털고 엔씨소프트의 효자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총싸움게임(FPS) '크로스파이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흥행 열기 덕에 지난해 7000억원에 육박한 매출로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이래 매년 5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유명한데요.

 

스마일게이트도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이하 메가포트)란 곳입니다. 스마일게이트가 모바일게임 및 퍼블리싱 분야로 사업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 설립한 곳입니다. 

 

메가포트는 설립 이후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스토브란 서비스를 개발해 왔는데요. 스마일게이트 그룹 차원에서도 자금 지원이나 주요 계열사의 알짜 사업 부문을 떼어주는 방식으로 이 회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 352억원으로 전년(-320억원)에 이어 적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설립 이듬해부터 매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요.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해 메가포트의 플랫폼 개발 사업을 떼어내긴 했으나 여전히 헤매는 모습입니다.

 

게임 산업이 무르익으면서 막강한 자본을 갖춘 대형사의 흥행 파워는 더 커지고 중소 게임사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대형사들이 일제히 날아오른 것은 그동안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과 모바일 두개 성장 엔진을 가동시켰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대형사들이 날아 오른 것은 각 개발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성공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계열사 가운데 미운 오리 새끼 대접을 받는 곳들이 있겠지만요. 언제 대박을 터트리며 화려한 백조로 거듭날지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게임이라는 흥행 산업의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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