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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도시바 인수전 반전 노린다

  • 2017.04.24(월) 13:15

오늘 일본行…도시바 인수전 점검
"돈보다 나은 방향으로 접근"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웨스턴디지털, 브로드컴, 훙하이그룹 등 주요 인수후보들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과 면담을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8일 출국금지 해제 이후 첫 방문지로 일본을 택해 이날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에서 최 회장은 도시바 경영진과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다양한 협력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시상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도시바 인수를 단순히 돈을 주고 기업을 산다는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겠다"며 "더 나은 방향에서 접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는 대만 훙하이그룹이 3조엔(약 30조원), 미국 브로드컴이 2조엔(약 20조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그룹과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1조엔대(약 10조원대)를 입찰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요소만 보면 SK그룹과 웨스턴디지털이 열세지만 반도체 산업이 국가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안보와 고용, 기술유출방지 등 비가격 요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식의 최 회장 발언도 비가격 요소의 중요성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시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지를 따져 인수를 중단시킬 수 있는 '외환 및 외국무역법' 적용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말 마감된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일본의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도 도시바 메모리만큼은 국익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산업혁신기구는 지난해 말 현재 1300억달러를 운용하는 미국의 사모펀드인 KKR과 공동으로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에는 웨스턴디지털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히 자금을 앞세우기보다 전략적 투자자를 최대한 영입해 인수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시바메모리 2차 입찰은 다음달 중순 마감된다. 가격에서 앞서는 훙하이와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 회장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1일 "지금의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본입찰에서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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