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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1.5조..창조경제 마중물 될까?

  • 2013.05.13(월) 00:00

이건희 회장 "기초과학" 강조..삼성 "형식, 절차 넘어 파격 지원"

삼성이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 미래기술을 육성하는 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라는 명제에 화답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삼성은 지원분야를 기초과학과 소재기술, ICT 융합과제 등으로 정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바랄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재단을 설립한다는 점에서 과거 새정부 출범시 대기업들의 행보와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새정부 출범시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었다.

 

이같은 결정은 이건희 회장의 최근 발언에 대한 후속조치 성격이다. 이 회장은 지난 주 미국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창조경제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삼성은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대 기초과학 육성..'노벨상 수상자 만들자'

 

실제 삼성은 이날 그동안 소홀했던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리와 화학, 생명과학, 수학 등 4개 기초과학이 대상이다. 기초과학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부 역시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했던 분야다.

 

삼성은 특히 '미래 노벨과학상 수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노벨과학상의 경우 아이디어에서 수상까지 평균 28년이 소요되는 등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또 최근 노벨과학상 공동수상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우수진과 세계 석학들과의 공동연구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제 포럼' 등 인프라 구축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첨단분야 소재기술 역시 설계부터 가공까지 연구와 상용화를 지원하게 된다. 국가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독창적인 연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가령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론적 한계용량을 뛰어넘는 새로운 물질연구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된다면 이를 적극 지원하는 식이다.

 

이와관련 삼성은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5년간 최대 500개 과제에 7500억 지원"

 

삼성은 일단 향후 5년간 7500억원, 최대 500여개 과제에 대해 지원하고 이후 2022년까지 추가로 7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초과학분야의 경우 대학교원과 국공립 연구소 연구원 및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최대 200여개의 과제를 선발한다. 연구성과가 탁월할 경우에는 2단계로 연계해 최대 10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소재기술 역시 5년간 2500억원이 투입된다. 5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 과제를 선정해 설계에서 프로토 검증까지 지원한다. 그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기술의 경우 2단계로 상용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ICT 융합 역시 5년간 2500억원 규모로 최대 200개 과제를 선정한다.

 

특정한 분야를 제한하지 않고, ICT를 활용한 교육·교통·에너지 등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와 모바일 헬스케어를 비롯한 라이프케어, 다양한 빅 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특히 이 분야는 아이디어가 유사하더라도 복수과제를 지원,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재단 설립을 통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과거 펀드 등을 통한 지원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대한 성과를 개발자가 소유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펀드의 경우 연구성과에 대한 회수 등이 요구됐었다.

 

길영준 삼성종합기술원 CTO는 "연구결과가 좋으면 산업화나 상용화까지 지원할 것"이라며 "펀드를 통한 지원과 나중에 연구성과를 회수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과제에 따라 기간과 예산, 절차 등을 최대한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지원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다만 국가적인 프로젝트와 겹치는 부분이나 정부의 예산이 이미 지원된 연구의 경우는 대상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연구과제들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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